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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키워주겠다"…'호적상 딸' 성폭행한 80대男

[the L] 친자 아니라도 호적에 올렸다면 '친족간 성폭행죄' 적용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조선족 여자아이를 키워주겠다며 한국으로 데려와 호적에 딸로 올리고도 수차례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8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은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대법원은 친자가 아니어도 호적에 올라있다면 '친족간 성폭행죄'로 보고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84)는 2000년 4월 브로커를 통해 B양(당시 12세)의 모친과 'A씨가 B양을 입양해 양육하고 교육 등 필요한 지원을 한다' 'A씨가 숨질 때까지 함께 살아야한다'는 취지로 계약을 체결한 뒤 B양을 한국으로 데려왔다. 2002년에는 자신의 부인의 동의 없이 B양을 자신과 부인 사이에 출생한 친생자인 것처럼 신고도 했다.

A씨는 실제로 B양의 생활비와 교육비 등을 부담하며 함께 생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B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씨는 2000년 9월부터 2002년 4월까지 B양을 총 3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성폭행 혐의 자체를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자 B양의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을 고려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A씨의 진술은 계속 바뀌는 등 믿기 힘들다고 봤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나이 어린 피해자를 자신의 성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성적 노리개로 삼아 성폭행하기 시작해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킨 후에도 계속 성폭행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반인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심은 오히려 A씨의 형을 더 늘려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나이가 고령이고 실형 전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각종 정황을 두루 참작하면 1심이 정한 형보다 중한 형에 처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2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2005도8427)

한편 A씨에 대한 재판에서는 A씨와 B양의 관계를 친족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친족간 성폭행 범죄는 가중처벌이 된다는 점에서다. 대법원은 A씨의 부인이 B양을 입양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취소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친족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인이 있는 사람이 입양을 할 때 혼자만의 의사로 신고를 해 수리된 경우 입양이 무효가 돼 부인이 입양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취소가 이뤄지지 않는 한 입양은 유효하게 존속된다"고 설명했다.

◇관련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1년 폐지)

제7조(친족관계에 의한 강간등)
①친족관계에 있는 자가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①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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