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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금 결제 할인'의 유혹…탈세를 부른다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거액의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씨가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사진은 본 칼럼과 관계없음)


우리는 물건을 살 때 종종 현금으로 결제하면 물건 값을 깎아 주겠다는 말을 듣는다. 결제 방법, 거래 대금은 거래 당사자가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카드와 현금 중에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그리고 현금 결제에 대해서 할인혜택을 주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고,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는 적은 대가를 지급할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이니, 현금 결제에 대해 할인혜택을 주는 것을 못하게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사업자가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면서까지 현금 결제에 대하여 할인 혜택을 권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카드수수료의 부담을 고려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되지만,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사업자 입장에서는 현금을 받는 것이 소득을 적게 신고하여 소득세 등을 적게 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 과세당국이 예전보다 소득을 더 잘 파악한다고 해도, 모든 결제를 옆에서 지켜 보지 않는 한, 현금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경우까지 하나도 빠짐 없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현금 결제를 소득을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업자가 현금으로 받은 대가를 자신의 소득으로 부가가치세와 함께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으면, 현금 거래는 객관적인 증빙이 없어 이를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과세당국은 모든 소득을 파악할 수 없다. 사업자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현금 결제로 받은 돈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신의 소득에서 제외시켜 소득을 적게 신고한다. 

국세청 조세박물관/사진=뉴시스

이 과정에서 현금 매출 누락 또는 소득의 과소신고는 부가가치세 과소신고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물건을 사는 자가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돈에는 물건 값 이외에 세무서에 납부할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는데(종종 우리는 물건 값만 생각하고 돈을 지급하나, 이 돈에는 부가가치세법 법리상 항상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다), 사업자가 현금 매출과 관련하여 받은 부가가치세를 그대로 세무서에 신고, 납부하면 자신의 현금 매출 관련 소득 역시 그대로 세무서에 드러나므로, 소득을 적게 신고하기 위해서는 현금 결제로 받은 일정 부분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 역시 신고하지 않아야 되기 때문이다. 

소득을 적게 신고하는 사업자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물건 값(정확히 표현하면, 공급가액)’과 ‘물건 값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중 후자, 즉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세무서에 그대로 납부하지 않고 자신이 갖게 되는, 이른바 부가가치세 배달사고를 친다.

사업자가 한 푼도 빠짐 없이 세금을 신고, 납부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대가를 현금으로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권유를 받은 경우에는, 그 사업자가 한 푼도 빠짐 없이 세금을 신고·납부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할인혜택을 받아 들이는 것은 지나친 믿음이다. 한 걸음 나아가 사업자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을 방치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세금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세금이 엉뚱한 곳에 더 쓰여지고 있다’는 등등 점점 더 세금 관련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다. 정부의 세금 정책에 대하여 따끔하고 올바른 비판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 스스로 생활 속에서 세금이 올바르게 걷힐 수 있도록 일상 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 역시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해 주겠다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을 받았을 때 과연 나의 모습이 어떨지 잠시 상상해 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완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의 전완규 파트너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쟁송사무지원 자문위원,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업무분야는 Transfer Pricing 등 국제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관련 조세자문 및 조세쟁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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