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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범죄 주거제한" 한동훈이 쏜 제시카법…법무부, 법개정 착수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2022.12.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새해 첫 출근길에서 "고위험 성범죄자가 돌아다니는 데 대한 국민 불안이 커 특단의 조치를 고심하고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언급한 아동 성범죄자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미국 '제시카법'의 국내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제2의 조두순·박병화'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법 개정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제시카법은 미국의 30개 넘는 주에서 시행 중이다. 이 법은 12세 미만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학교, 공원 등 아동이 많은 곳으로부터 2000피트(약 610m) 이내에 거주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2005년 2월 성범죄자 존 코이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피해자 제시카 런스포드의 이름을 따 '제시카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성범죄자에 대한 대표적인 법 가운데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에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주거지역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거주 제한 지역을 규정하는 제시카법과는 다르다. 전자장치부착법 9조 2항에서 전자발찌를 부착한 자에 대해 부과할 수 있는 준수사항으로 규정된 '주거지역의 제한'은 특정 지역에 거주할 수 없도록 한 제시카법과 반대로 성범죄자가 현재 거주하는 지역 일대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한다. 미국의 제시카법처럼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는 없다.

그래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도 2020년 12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초등학교로부터 불과 300m 떨어진 다가구주택으로 이사하려고 시도할 수 있었다. 조두순의 경우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이사가 무산됐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을 사전에 해소하려면 미국처럼 아동이 많은 곳 근처에는 성범죄자가 거주하지 못하도록 주거지를 제한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동훈 장관의 생각이다.

현재 법무부는 제시카법처럼 아동 성범죄자의 거주지역을 제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내 상황에 맞춰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전문가들도 제시카법 도입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체적 거리를 명시하는 식으로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해 적용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가 다른 점을 감안하면) 인구밀집도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인근이 아닌 주거지역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수도권 지역을 벗어나면 학교와 거리가 떨어진 주거 지역이 많다"며 "재범을 방지하고 피해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과감하게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거주지역 제한 외에 아동 성폭행범 처벌 양형에서도 제시카법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시카법은 주거지 제한 외에도 12세 미만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최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출소 후에도 평생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도록 한다. 국내법은 아동·청소년을 성폭행한 경우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성년자를 강간 살인한 경우에도 법정 최저형이 징역 10년에 그친다. 전자장치부착 기간은 최대 30년이다.

정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성범죄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형량이 강하다"며 "제도도 제도지만 범죄 단속과 재범 방지를 위한 의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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