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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의원·언론인까지 앞다퉈 영입…"로펌 전면에 배치", 왜

[MT리포트]회장님 움직이는 변호사들(下)




전직 의원·법제처 퇴직자…로펌 향하는 전문가들


③로펌들의 고문 확보 경쟁


입법 컨설팅 수요와 의뢰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주요 로펌들은 인재 영입을 둘러싼 경쟁도 확대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뿐 아니라 입법·조사와 각 업종 전문인력 또한 속속 로펌행을 택한다.

입법 자문에선 국회·정부 출신 고문들이 로펌의 전면에 배치된다. 이해당사자와 결정권자가 많은 법안과 정책은 협상이 필수적인데 이들은 과거 경험을 활용해 각종 교섭을 위한 '가교'가 된다.

각종 법령에 관한 사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법제처 출신 공직자들은 과거부터 주요 로펌들의 최우선 목표였다. 제정부 전 법제처장이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 중이고 임병수 전 차장은 태평양에 취업했다.

실제 '법을 만드는' 국회 출신 역시 법조계에서 우대받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 소속 고문변호사로 등록돼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변호사, 김정훈 전 국회 정무위원장이 고문으로 활동한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조용복 국회사무차장을 지난해 9월 영입했다.

규제·지원 정책이 다단화되고 여론 분석·대응의 비중도 부각되면서 각 분야 전문가를 로펌이 직접 영입하는 사례도 늘었다. 법무법인 화우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올해 2월 고문으로 확보했다. 보건·헬스케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송영주 한국존슨앤드존슨 부사장은 지난해 법무법인 태평양에 합류했다.

근래에 언론인 출신의 로펌행도 눈에 띈다. 권석천 전 JTBC 보도총괄(태평양), 최금락 전 SBS 본부장(광장), 김왕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율촌) 등이다. 사건 수사나 재판은 물론 입법 역시 언론을 통해 이뤄지는 여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입법 자문 시장은 2016년 말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됐다. 법조계에선 박근혜 정부 말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각 기업에서 정치권과 직접 소통하던 대관 조직이 위축되면서 로펌의 역할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변호사법상 제3자를 대리해 특정 법안에 관한 찬반의견을 낼 수 있는 주체는 변호사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입법 자문을 수행하는 한 변호사는 "법률조항을 신설하는 경우 입법 목적이 기존 조항과의 충돌 없이 달성되도록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며 "로펌이 전문가들을 직접 확보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낡은 법, 효과적으로"…아는 기업은 다 아는 '바른' 서비스


④ 법무법인 바른 입법컨설팅팀 이영희 대표변호사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입법컨설팅팀장)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소송을 하다보면 법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법무법인 바른의 입법컨설팅팀장을 맡고 있는 이영희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최근 법률시장에서 경쟁적으로 확대되는 입법컨설팅 시장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완전무결할 순 없다는 것.

이 대표변호사는 "이런 법은 고쳐야 하는데 이런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사람이 바로 변호사"라며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또다른 역할이 생긴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 쌓은 경험과 법률 지식을 활용해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낡은 법, 실효성 없는 규제를 효과적으로 손보는 것이 변호사의 새로운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변호사의 생각이다.

로펌업계에서 최근 입법컨설팅 분야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 대표변호사의 이런 구상과 맞닿아있다. 로펌 입법컨설팅팀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규제하는 법령의 해석, 제정, 개정을 위한 전담서비스를 포함해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는 기업인들에 대한 자문,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국세청 등 주요 정부기관의 조사에 대한 기업의 맞춤형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플랫폼, 바이오, 가상화폐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지거나 기존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법안이 수정·보완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 기업의 가교 역할로 변호사들의 법률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는 설명이다. 로펌 입법컨설팅팀에서 일하는 국회 입법조사관 출신 전문가나 정부 부처 전직 관료들도 이런 작업을 뒷받침한다.

정치권에서는 국회 국정감사철이 가까워지면 로펌의 국감 자문 서비스도 회자된다. 의원실마다 어느 로펌의 자문 서비스가 만만찮다는 '품평회'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펌마다 맨파워 경쟁도 치열하다. 이 대표변호사는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와 교류를 통해 입법, 사법, 행정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공정위·국세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출신 등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법원·검찰·행정부·국회에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인력 30명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른 로펌에 비하면 후발주자인 편이지만 디지털 관련 분야 특화 역량, 여론관리전담팀 운영 등 철저한 차별화를 생존전략으로 최근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이 대표변호사는 "입법컨설팅 업무를 하면 할수록 송무, 자문 등 로펌의 전통적인 업무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가 종합적으로 구현되는 과정 같다"며 "기존 로펌의 방식에서 벗어난 입법·경영컨설팅을 접목시킨 종합적인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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