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9석 서울 중구의회, 의장 뽑고 소송 벌인 사연

[theL] 의장선거 연달아 미룬 임시의장 축출…법원 "불가피한 조치"

/사진=뉴스1

지방의회 의장선거를 주관해야 할 의장직무대행(임시의장)이 소속 정당의 내분을 이유로 표결을 연달아 연기하면 의원들이 즉석에서 거수투표로 의장직무대행을 교체할 수 있을까. 정당한 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허상욱·손주하·양은미 서울 중구의원이 구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지방의회 의장선거 무효확인소송에 대해 올해 4월20일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총 9석으로 구성된 서울 중구 의회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5석, 더불어민주당이 4석을 채웠다. 구의원들은 같은 해 7월6일 첫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부의장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누가 의장이 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의장선거 절차를 주재할 의장직무대행은 최다선이자 최연장자인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 의원이 맡았다. 1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허상욱·손주하·양은미 의원이 '의장 후보를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의장직무대행이 받아들이면서 정회가 선포됐다. 다음날 열린 2차 본회의도 마찬가지로 정회됐다.

정회 요청은 같은 달 11일 3차 본회의에서도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직무대행을 향해 '직무를 이행하라', '의장선거 표결을 진행하라'며 항의했다.

3차 본회의는 오전 10시 시작돼 오후 12시부터 120분 동안, 오후 3시부터 122분 동안, 오후 5시부터 9분 동안 총 3차례 정회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급기야 세번째 정회 도중 의장석을 점거했고 두번째 연장자인 국민의힘 소속 길기영 의원이 나서 회의 재개를 선포했다.

길기영 의원은 의장직무대행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의장 선거를 열지 않고 있는지를 거수투표에 부쳤다. 5명이 찬성, 3명이 반대하자 길 의원은 자신이 의장직무대행을 맡아 의장·부의장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선거에선 구의원 5명만 투표한 결과 의장에 길 의원, 부의장에 민주당 소속 윤판오 의원이 당선됐다. 의장직무대행 권한을 뺏긴 소재권 의원과 정회 요청이 묵살된 허상욱·손주하·양은미 의원은 당시 절차가 부당했다며 지난해 9월 소송을 냈다.

원고 의원들은 소재권 의원의 정회 선포가 의사 정리와 질서 유지를 위한 권한행사여서 정당한 사유 없는 직무 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의장직무대행의 권한을 박탈하는 건 '의장 불신임 결의'처럼 무기명투표에 부쳐야 했는데 의장석이 점거된 채 거수투표를 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법은 의장·부의장 선거를 최초 집회일에 무기명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한다.

재판부는 "투표로 선출된 의장과 달리 의장직무대행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투표절차 없이 선순위·차순위 의원에게 자동으로 권한이 부여된다"며 의장직무대행을 변경하는 절차는 의장 불신임 결의와 달리 무기명투표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사건 당시 의장석 점거에 대해 "구의회 규칙상 금지된 행위가 분명하다"면서도 "의장직무대행 변경을 두고 극한 대립 상황에서 의사를 진행하기 위한 불가피했던 조치"라고 봤다. 아울러 원고 의원들이 정회를 원한 이유에 대해선 구의회 회의록을 인용하며 "같은 당 길기영 의원과 의장단 선출에 대한 의사가 갈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소송을 낸 의원들이 항소를 포기해 지난달 9일 그대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해당행위'라며 길기영 의장을 지난해 11월 제명했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