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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개인회생 두려워하지 마세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불던 2021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40대 남성 A씨는 오피스텔 처분 대금 1억2000만원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다. 목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A씨의 희망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A씨의 손실은 커져만 갔다.

A씨는 손실을 만회하려고 8900만원을 대출받아 다시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결국 대출금까지 전액 손실을 보게 됐다. 현재 A씨에게 남은 재산은 220만원 상당의 오래된 자동차 1대뿐이다. 월 소득이 230만원인 A씨는 채무변제가 어려워 개인회생 신청을 고민 중이다.

개인회생절차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대표적인 제도다. 월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초과해 월변제금액(가용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월소득이 없거나 있어도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채무자는 개인파산을 신청한다. 개인회생은 직종에 관계없이 반복적인 수입이 있을 경우나 총부채 규모가 무담보 10억원, 담보 15억원 이하일 경우 등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A씨의 경우도 '법적인 면책'을 허가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가능하다. 개인회생절차는 원칙적으로 주식이나 도박처럼 성실하지 못한 행위로 채무가 발생했을 때는 기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식·도박 등에 사용한 대출금이라 하더라도 기각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불성실하게 사용된 금액은 청산가치에 반영해 총변제금을 올리게 한다.

과거 회생법원에서는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액의 경우 채무자의 주머니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가정해 청산가치에 합산, 계산해 탕감액이 거의 없이 원금의 80~90%를 갚도록 했다. 최근 법원의 방침은 바뀌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해 7월1일 주식이나 가상화폐투자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실무준칙 제408호를 제정했다.

새로운 준칙에 따르면 채무자가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1억원을 대출받은 뒤 손실을 보고 수중에 남은 돈이 1000만원이라면 법원이 변제금을 정할 때 채무자의 자산을 과거처럼 1억원으로 보지 않고 1000만원을 봐 총금액을 감면하게 된다.

A씨도 새로운 준칙에 따라 변제금액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A씨의 월소득 230만원에서 2022년 기준으로 1인 최저생계비 116만원을 뺀 114만원이 월변제금액으로 산출된다. 이렇게 36개월치 변제금 4104만원을 총 채무 8900만원에서 뺀 나머지 4796만원을 탕감받을 수 있다.

A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이 계속 늘어난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개인회생을 신청한 인원은 4만9655명으로 집계된다. 반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 전체 신청인원인 8만9965명의 55%를 넘어섰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카드나 대출 같은 신용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개인의 신용불량이나 재정적인 어려움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개인회생은 이런 어려움에 빠진 개인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제도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이런 제도를 활용한다.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이 개인회생을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극복하기를 바란다.

김인만 법무법인 IMK 대표변호사.

[김인만 법무법인 IMK 변호사는 1991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를 시작한 뒤 기업회생분야를 개척해 32년 동안 논노그룹,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거평그룹, 동아건설, 대한통운, 웅진그룹 등 수백개에 이르는 국내 대기업들의 회생사건을 다룬 베테랑이다. 김 변호사는 또 전국 도산실무법관연수 강사, 신용회복위원회 심의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도산전문 변호사 전문분야등록심사위원회 위원, KBS 자문변호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김 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무법인 IMK는 개인회생·개인파산·신용회복 등 채무자 재생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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