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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부터 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 '돈과 정치 사이의 법률' 저자

질문을 잘해야 한다. 많이들 하는 말이다. 질문을 잘하는 게 뭘까. 사람들은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실을 전제로 논의하는 것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면 많은 질문이 필요하고 두가지 요령이 있다.

첫째, 사실관계를 덮으려는 이해관계인의 존재를 염두에 둬야 한다. 정보는 만든 사람이 있고 만든 이유 역시 존재한다. 사업자는 돈이 되는 일을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허위 정보를 만들고 그럴듯해 보이는 방법으로 퍼뜨릴 수 있다. 돈이 많이 걸려 있을수록 그런 현상은 심할 것이다. 허위 정보의 목적은 애초에 정확한 이해나 정보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도 헷갈릴 수밖에 없는데 '요즘 대세', '미래 먹거리' 같은 말로 포장하니까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을 자기 탓으로 착각하면서 의문을 던지지 못한다. 만약 어떤 사안에 대해 계속 이해가 안 되면 거짓말이라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둘째, 거짓말을 할 때는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얘기하기 때문에 사실을 찾는 질문을 반대로 하면 된다. 전체 관점에서 각 부분의 관계를 보는 것이다. 부분도 모르는데 어떻게 전체를 질문할까. 그 열쇠는 바로 돈에 있다. 사회현상은 돈 문제이기 때문에 돈의 이동을 따라가면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위의 요령을 가상자산에 적용해보면 어떤 사람은 코인을 도박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코인이 주식과 다른 게 뭐냐고 한다. 그런데 신기술, 투자전망, 심지어 투자자 보호라는 말까지도 모두 돈을 쓰는 사람 측면만 얘기하고 있다. 사업자가 무엇을 주고 어떻게 돈을 버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가상자산 발행사업자는 플랫폼, 게임, 메타버스 등으로 가상자산 사용생태계를 조정해 가치를 높인다고 하거나 가상자산을 맡기면 가상자산을 더 준다고 하면서 가상자산을 팔 뿐이다. 사업에 연관된 투자 관계를 내세우지만 사실상 해당 사업이 아니라 가상자산을 팔아서 버는 폰지구조다.

중국은 가상자산을 도박으로 금지한다. 미국에선 투자 관계를 표방하니 증권법을 따르라며 문제성 프로젝트를 퇴출한다. 두 나라 모두 투자 현상만 보는 게 아니라 사업까지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돈의 이동이 사회에 어떤 득실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을 덮고 투자자 보호 얘기만 한다. 그 결과는 세계 1등 코인 공화국이다. 원래 질문은 덮고 넘어가려는 그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다.

정책 작동 역시 돈과 밀접하다. 사회 교과는 경제, 법, 정치로 구성된다. 경제는 한마디로 누가 돈을 가지느냐다. 법은 돈을 가지는 규칙이고 정치는 그 규칙을 만드는 일인데 이 모든 과정에 돈이 큰 영향을 미친다. 돈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 소수의 입장을 다수의 여론처럼 꾸밀 수도 있다. 하지만 거짓으로 만들어진 영향력은 제대로 된 질문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이것은 저절로 되지 않고 시민들이 수단과 방법을 찾아 질문할 때 이뤄진다. 정부의 태도는 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무엇을 문제로 보고 있는가. 가상자산 산업으로 인한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피해인가. 아니면 산업 축소로 인한 사업자들의 피해인가. 어느 것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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