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스1

강도미수죄로 처벌받고 누범 기간에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면 상습 절도에 따른 가중처벌을 하도록 한 특가법상 절도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절도죄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9월24~28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야간에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과방에 침입해 현금과 이어폰, 두유 등 93만원 상당의 재물을 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07년과 2012년, 2015년에 절도죄로, 2018년 준강도미수죄로 유죄 선고를 받아 복역한 뒤 2019년 12월 출소했다가 출소한 지 3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형법상 절도죄가 아닌 특가법상 절도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은 절도 등의 범죄 또는 미수죄로 3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누범기간(형 집행 종료 후 3년 이내) 중 다시 이들 죄를 범할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누범 처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특가법을 잘못 적용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특히 A씨가 절도죄가 아닌 준강도미수죄 누범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가중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 재판부는 "특가법 중 '다시 이들 죄를 범해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부분에서의 죄는 각호에 열거된 모든 죄가 아니라 앞선 범죄와 동종의 범죄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가 2018년 저지른 준강도미수죄는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을 통해 처벌하도록 규정한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