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2차 대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및 외환 혐의 전반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조사를 마친 뒤 추가 소환 조사 일정을 통보하지 않으면서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한 내란 특검팀은 조사 내용 전반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전날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비상계엄 전후 열린 국무회의 상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다만 윤 전 대통령에게 3차 소환일을 정해 통보하지는 않았다. 앞서 1차 조사가 끝난 직후 2차 소환일을 정해 전달했던 것과 대조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윤 전 대통령을) 다음에 언제 소환할 것인지, 소환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현재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사된 내용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조계 안팎에서는 내란 특검팀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환 조사 일정을 잡지 않았다는 것은 곧 '다음 스텝'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검찰 출신의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현재 풀려난 상태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구속된 상황"이라며 "특검팀이 수사의 주요 대상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내란 특검팀이 최근까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는 점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는 그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새로운 혐의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사형에까지 처해질 수 있는 중대 범죄다.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와 함께 사안의 중대성 역시 고려된다는 점에서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외환 혐의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는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기 위해 우리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보냈다는 의혹을 기반으로 한다.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것이다.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들에게서 해당 의혹과 관련한 다양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청구서에 어떤 내용이 기재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방어할 논리를 만들어야 해서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각종 혐의 전반에 대해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내란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3차 소환일을 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청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측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는 가정하에 그의 진술 내용이 그간 수사해 온 사실관계와 부합하는지 등을 확인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