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구인측 "현행 법은 신생·군소 정당의 성장 막고 있어"

청구인들은 기탁금 조항에 대해 "주위적으로 기탁금 제도 자체가 위헌이며, 만약 기탁금 제도가 계속 운영되더라도 현행 1500만원은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의 변호인 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먼저 기탁금 납부조항에 대해 "권위주의 아래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후보자 난립을 방지하는 효과가 없고, 표분산 방지표과도 없으며, 저소득층과 청년 후보자, 군소정당에게만 과도한 제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서복경 연구원(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역시 "입후보자의 수는 정치인 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피선거권 행사를 자제하도록 함으로써 조절돼야 한다"며 "현행 기탁금 조항은 과다한 금액을 규정해 입후보에 대한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며 기탁금 제도의 위헌성을 주장했다.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해 공개장소에서의 연설과 대담을 막는 조항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지역구 후보자를 별로 내지 못하는 소수정당의 연설과 대담 기회를 줄어들게 해 지나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제한들은 작은 신생 정당들이 커나가는 것에도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호별(戶別)' 방문을 제한하는 규정 역시 "유권자가 싫어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자율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굳이 일본에만 있는 규정을 따라 호별 방문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끝으로 박 변호사는 "선거를 축제로 만드는 세계적인 흐름에 우리도 동참할 때"라며 "우리나라는 선거의 공정성이 확립된 나라이니 그 공정성을 기반으로 좀 더 자유로운 선거를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공직선거법의 해당 규정들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 선관위측 "선거 공정성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한"

선관위 측 진술인 신우용 과장(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은 "선거의 공정성과 후보자 난립을 막기 위한 기탁금제도의 본질을 고려할 때, 기탁금 제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과장은 또 "지역구나 비례대표 국회의원 모두 기탁금 액수를 낮출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청구인들의 예비적 청구 부분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규정이 선거운동 방식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 과장은 "지금보다는 선거운동의 방법이 넓게 인정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돈이 들지 않는 선거운동 방법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과장은 또 "호별방문 제한 규정은 선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며 "대신 돈이 들지 않는 미디어를 통한 선거 운동을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