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그룹 산하 공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산업연수생들이 자동차에 사용되는 전기모터 제품을 고의로 훼손했다는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법적 책임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따져봤다.

이 전기모터는 자동차의 ‘전기식 조향장치(Electric power steering)’ 조립에 사용됐다고 한다. 이 부품이 고장나면 방향 전환이 어려워져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가 된 중국인 산업연수생들은 임금 등에 불만을 품고 술을 마신 후 모터 커넥터 핀을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선 현장직원의 실수인지 아니면 고의 훼손인지 여부가 중요해진다. 

만약 해당 업체에서 일하던 직원이 고의로 부품을 파손 시켜 자동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를 유발시켰다면 법적 책임이 발생한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자동차 회사는 부품을 납품한 회사의 직원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품회사 직원의 행위로 인해 자동차에 대해 하지 않아도 될 리콜을 해준 경우는 회사에 대한 손해로 볼 수 있단 얘기다.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면 형사적으로는 어떨까. 이 변호사는 “직원이 고의로 부품을 훼손한데 대해서는 손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괴죄란 타인의 재물이나 문서 등을 훼손하거나 숨기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형법에 규정돼 있다.

정현우 변호사(법률사무소 현율)는 역시 “직원이 작업현장에서 고의로 작업품을 훼손했다면 회사재물에 대한 손괴죄가 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직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부품을 훼손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여러 명이 단체로 했다면 특수손괴죄가 되어 더 강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정 변호사는 “자동차 핵심부품을 훼손했다면 이는 소비자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 행위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하여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면 더욱 무거운 처벌이 주어지는 중손괴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