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사는 8세 초등학생을 살해 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17살 김 모양의 공범인 A양이 1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방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A양은 초등학생을 살해한 시신 일부가 든 종이봉투를 김 모 양으로 부터 받은 뒤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10대 조현병 살해범에게 함께 사체를 유기한 공범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로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A(19)양을 11일 긴급체포했고 법원은 1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양은 지난 3월29일 8살된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B(17)양으로부터 훼손된 사체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고는 있다.

사건 당일 B양은 아파트 옥상에서 살해된 초등학생의 훼손된 시신 일부를 유기한 뒤 비닐로 싼 나머지 시신을 갈색 종이봉투에 담아 A양에게 건넸다고 한다. A양은 "종이봉투를 건네받은 것은 맞지만 내용물이 시신인지는 전혀 몰랐다"며 "집 근처 쓰레기통에 종이봉투를 버렸다"고 주장했다. 둘은 2월 중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서로 자주 전화통화를 하며 실제로 3∼4차례 만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A양의 주요 혐의인 사체유기죄에 대해 형법엔 사체를 훼손하거나 숨기거나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A양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에서 정황상 A양이 그 봉투에 시신 일부가 들어있었음을 알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A양은 이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입증은 쉽지 않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이제까지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사실만 본다면 사체유기죄에 대해 공범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실제로 봉투를 받았다면 B양으로부터 어떻게 처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높고 이후 이 봉투를 실제로 유기했으면 이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무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또 “수사기관에서 진술조서를 받으면서 진술 내용과 객관적 사실이 배치되거나 두 사람의 진술이 다를 경우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둘의 메시지가 확보돼 있고 그 메시지 내용에 사체 유기와 관련된 내용이 있으면 그에 대해 몰랐다는 점을 변호인이 입증해야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결국 그들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용했다는 SNS인 트위터의 개인메시지와 트윗 내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죄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트위터 미국 본사에 이 계정의 대화방에서 이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참여한 사람은 누구인지 등의 정보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보들을 넘겨 받을 수 있다면 범죄를 입증하기는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