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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신임 대통령 부부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국회 밖에서 기다리는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들의 비정규직 사용에 제한이 걸리고 최저임금 등 임금관련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다수 당이 문 대통령과 비슷한 노동정책을 내놓은 만큼 입법화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율촌 노동팀은 11일 뉴스레터를 통해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 중에서는 시행되면 각 기업의 인사·노무관리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들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새 법률이 제정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많은 정당들이 새 정부의 노동공약과 유사한 공약을 제안한 점을 비춰볼 때 상당 부분 입법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사·노무 담당자들과 경영진들은 이같은 사항 대부분이 멀지 않은 장래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노동공약은 △비정규직 사용제한 △실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청년고용 할당제 확대적용 △희망퇴직 남용방지법 제정 △임금체불에 대한 구제수단 강화 등 6가지로 나뉜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기업책임 증가
이 중 비정규직 사용제한 공약은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가칭) 제정을 통해 동일기업 내에서 동일가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에게 동일임금이 적용되도록 강제하는 방안, 생명안전 업무나 지속적인 업무 등에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채용하는 대기업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으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내 하청에 대해 원청기업이 공동고용주로서 근로자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법을 정비하는 내용도 추진될 전망이다.
율촌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서는 차별금지 영역의 확대, 고용노동부 차별감독 및 시정요구권 도입,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 등 차별금지를 위한 규제가 강화돼 왔고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별법 제정 시 그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비정규직 채용 인력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분쟁 및 비정규직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법 제정을 통해 공동고용주 책임이 명시되면 원청기업의 하청 근로자에 대한 책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노동시간 단축, 연장근로시간 관련 민·형사·행정분쟁 증가 전망
실노동시간 단축 공약은 '칼퇴근법'(가칭) 제정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장 노동시간인 '주52시간' 준수를 강제토록 하고 예외업종을 줄여나가는 한편 공휴일 대체휴일제를 민간기업에도 적용하고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해 최장 2년 범위 내에서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적용토록 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율촌은 "현재 연장근로수당 청구소송에서 연장근로에 대한 입증책임은 연장근로 사실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있는데, 사용자의 출퇴근 시간 기록이 의무화될 경우 연장근로 사실에 대한 입증이 훨씬 용이해지고 사실상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연장근로 내지 근무시간과 관련한 민∙형사 및 행정상의 법적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임금체계 미변경시 사용자 형사책임"
아울러 현재 647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다. 율촌은 "2020년까지 1만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해마다 두 자릿수 인상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생산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제반 수당과 상여금 등 현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임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등 임금체계를 적절히 변경하지 않으면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사용자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년고용 할당제 확대적용은 '글쎄'
하지만 현재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청년고용 할당제 확대적용은 그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청년고용 할당제는 총 근로자 수의 일정비율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토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고용분담금을 부과하는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율촌은 "이 공약이 실현될 경우 300인 이상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나이에 의한 역차별, 직업선택의 자유침해 등 이유로 위헌여부를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2014년에도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의 위헌여부 분쟁에서 합헌 결정이 나온 바 있지만 당시도 5인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낸 만큼 청년고용 할당제 확대적용에 위헌논란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희망퇴직방지법, 임금체불 구제수단 강화도 주목해야
아울러 기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 말 그대로 퇴직을 희망하는 근로자에 한해서만 실시토록 하고 희망퇴직 대상자를 기업 측에서 미리 특정하는 '블랙리스트' 작성관행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희망퇴직 프로그램에 따라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더라도 2주간의 숙려기간을 부여하는 쿨링오프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또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때 국가가 근로자에게 임금을 미리 지급하고 해당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청년·알바 체당금제 도입과 체불임금에 대한 채권의 소멸시효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방안도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율촌은 "실무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는 '찍퇴'(대상자를 찍어놓고 퇴직토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사직서 수리 이후 철회를 제한'하는 기존 법리에 대한 예외를 인정토록 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인력 구조조정 수단으로 널리 활용돼 온 희망퇴직의 요건이 엄격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청년·알바 체당금제도가 도입되면 회사 도산이나 법원 확정판결 등 요건이 갖춰지지 않더라도 근로자들이 국가로부터 체당금을 선지급 받을 수 있다"며 "체불임금 액수에 대한 명확한 규명 없이 지급이 이뤄질 위험성이 있어 구상권 행사 과정에서 체불임금의 액수와 관련한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프랜차이즈 가맹계약 및 하도급계약 보호 △특수고용직 보호 △육아휴직 확대 △청년구직 촉진수당 도입 △알바존중법 도입 등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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