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에 당선된 문재인 당선인이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짧았지만 뜨거웠던 대선 열기 속에 각 후보 진영에서는 여러 건의 고소·고발을 접수했었고, 이제는 그 처리가 검찰의 과제로 남게 됐다.

대표적으로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 고발이 있다. 지난 4월 24일, 문재인 당선인(당시 후보) 측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출간한 회고록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는 문 당선인이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결정을 하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묻는 것을 주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됐다. 문 당선인 역시 이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 여러 시민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번 선거기간 중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문 당선인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고발도 여러 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준용씨 취업 특혜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고발에 나섰고, 국민의당 역시 추미애 대표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이 건은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한편, 포털사이트가 준용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색 순위를 조작했다며 네이버 대표를 고발한 일도 있었다.

SBS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에 대한 고발도 있었다. 세월호 사고 당시 해양수산부가 문 당선인과 인양 시점을 논의했다는 SBS의 보도 이후 자유한국당 측은 김영석 해수부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문 당선인을 형법상 강요죄 혐의로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가 처리를 맡았다. 보도가 각종 고발로 논란이 되고 비화되자, SBS는 “오보였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각 지방 검찰청에 재류 중인 고소·고발은 수백 건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 제17대 대선 기간 중에는 456건, 2012년 제18대 때는 368건의 고소·고발이 있었다. 아직 이번 대선 관련 건수는 정확한 통계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검찰 관계자들은 과거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때문에 검찰은 늦어도 다가오는 11월 9일까지는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선이 종료된 만큼 검찰은 시급히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산적한 접수 건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검토 기간으로 각 후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고소·고발 건이 먼저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선거 관련 고소·고발은 BBK사건 등을 제외하곤 대체로 선거 종료뒤 상호 취하나 취소로 종결됐다. 그런데 최근엔 캠프간 형사사건이 끝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지난 20대 총선에서의 고소·고발건이 현재까지 진행 중이거나 일부는 실형에 처해진 경우도 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송민순 회고록이나 문준용씨 그리고 세월호 관련 사건 등은 쉽게 무마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건의 내용상 새 정부 내내 야당에서 문제 삼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