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 비서관으로 임명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내가 오랫동안 본 조국 교수는 조직을 엎어 치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차동언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54·사법연수원 17기)는 11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날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조국 수석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차 변호사와 조 수석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차 변호사는 27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대구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치면서 대형 카르텔 사건 등 경제분야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의 주임검사로 활약해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조 수석은 학자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검찰 개혁'을 주장해 왔다. "그동안 조 수석과 서로 다른 길을 걷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차 변호사는 "다른 길을 걸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고 늘 가깝게 지내왔다"고 대답했다.

차 변호사는 "조 수석은 검찰 장악보다는 합리적인 검찰을 만들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와 달리 비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서 조 수석이 검찰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다만 차 변호사는 조 수석이 노무현 정부 당시 강금실 전 법무장관 때처럼 검찰의 반발을 사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전 장관은 판사 출신에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으로,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 조직에 밝지 못한 채 인사를 단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차 변호사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은 화장실 갈 때도 기수별로 간다고 하는데, 강 전 장관은 검찰 내부 서열을 너무 엎어 치기 하려 해 불협화음이 생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수석이) 검찰 내에서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다른 이유로 됐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정리해준다면 박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차 변호사는 학자였던 조 수석이 느지막이 공직생활을 겪게 된 만큼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차 변호사는 "보고를 만들고 올리는 것도 공무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데 교수였던 조 수석이 이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민정수석의 업무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조 수석이 업무 초반 적응하는 데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무가 본궤도에 오르고 나면 조 수석이 민정수석 자리를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 변호사는 "한국 사람이 제일 불편한 게 말하는 액면과 실질이 다를 때"라며 "또 개인적인 욕심이 생기면 종전 정권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조 수석은 그런 게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어 "조 수석이 시키면 검찰도 액면 그대로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겠냐"며 "그렇게만 되면 잘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차 변호사는 조 수석이 주변 관료들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가면서 업무를 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차 변호사는 "아무쪼록 조 수석이 건강이 상하지 않게 업무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