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친절한판례氏] 연차수당 제때 안 줘도 '처벌'

[the L] 대법 "임금의 정기·전액지급, 근로자 생활안정 위한 강제조항… 위반시 유죄"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우리 법은 1년에 정해진 비율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속 기간에 따라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은 늘어난다. 다만 이를 쓰지 못할 경우 회사는 근로자에게 날짜에 비례한 수당(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곤 한다.

이처럼 회사가 돈을 주고서라도 휴가일수를 채우는 이유는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회사는 물론이고 회사의 대표이사까지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것도 법 위반으로 유죄라는 판례(대법원 2017년 7월11일 선고, 2013도7896 판결)가 있어 소개한다.

2008년 충남 모처의 한 회사의 대표이사 A씨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전체 근로자 129명 중 58명에게 2007년분 연차휴가에 대한 미사용 수당 3260여만원을 정기지급일인 2008년 2월 초순쯤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제1항)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해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는 날짜가 매년 2월 초로 정해져 있는데 A씨가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기소 이유였다.

1,2심에서 A씨는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1심은 "출근율이나 연차휴가 미사용에 의해 그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는 것이 가능한 임금이 아니다"라며 "이를 매년 정해진 날짜에 지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2심도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은 한 해 동안 부여된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그 대가로서 지급되는 것"이라며 "연차휴가는 연중 어느 시기에나 사용이 가능하므로 그 미사용에 따른 수당을 월별로 산정하기가 불가능한 임금"이라고 판단했다. A씨가 근로자들에게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유죄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대법원에 이르러서야 하급심에서의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중순 선고에서 종전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라며 "사용자가 어느 임금의 지급기일에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 각 규정을 위반한 죄가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이 매월 일정일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전액을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전액지급조항)을 위반한 죄는 성립한다"며 "원심은 근로기준법 임금지급 조항 위반죄 성립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조항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지급)
①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②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③ 사용자는 근로자의 최초 1년 간의 근로에 대하여 유급휴가를 주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휴가를 포함하여 15일로 하고, 근로자가 제2항에 따른 휴가를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그 사용한 휴가 일수를 15일에서 뺀다.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⑥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2.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⑦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1조(연차 유급휴가의 사용 촉진) 사용자가 제60조제1항·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유급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제60조제7항 본문에 따라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고, 제60조제7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
1. 제60조제7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자가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
2. 제1호에 따른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제60조제7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

제109조(벌칙) 제43조(임금지급) 등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10조(벌칙) 제60조 제1항·제2항·제4항 및 제5항을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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