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수료생 취업률 추이. /자료제공=사법연수원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45기 연수생들의 취업률이 전년도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이들이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법연수원은 올해 수료 대상 사법연수생 356명 가운데 취업자 수는 144명으로 취업 대상 인원(279명) 대비 취업률이 51.6%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취업 대상 인원 408명 가운데 177명이 취업해 43.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다소 높아진 수치다.

연수원 취업률은 2011년 56.1%에서 이듬해 40.9%로 폭락했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46.8%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직역별로는 재판연구원 29명과 검사 21명, 변호사 78명, 공공기관 15명, 기타 직역(기업 등) 1명이다. 변호사는 법무법인이 56명으로 가장 많고, 단독·공동개업 14명, 개인·합동고용이 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런 취업률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취업자로 집계된 이들 중 대부분이 수개월 내에 취업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수료생들의 취업률은 1월 기준으로 41.6%였지만, 같은 해 8월말 기준으로는 97.5%였다.

한편 사법연수원이 이날 오후 대강당에서 진행한 수료식 대상은 45기 271명, 44기 79명, 43기 5명, 33기 1명이다. 성별로는 남자 208명, 여자 148명이고, 총 인원은 지난해 718명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번 수료식에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심상철 서울고법원장,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설범식 대법원장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법원 외부에서는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권광중 사법연수원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박성재 서울고검장,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자리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인생을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그저 선대 인생의 연장일 뿐"이라며 새로운 영역을 열어갈 '개척자 정신'을 강조했다.

아울러 로스쿨 제도 도입과 법조일원화, 법률시장 개방 등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같은 다양한 변화는 새내기 법조인들에게 불안감과 당혹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민들이 법률 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인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창의적인 발상이 그 어느때보다도 요구된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이날 한비자의 '치강생어법, 약란생어아'(治强生於法, 弱亂生於阿)를 언급하며 '믿음의 법치'를 강조했다. "나라가 잘 다스려져 강해지는 것은 법이 바르게 행해지는 데서 생기고, 혼란스러워 약해지는 것은 법이 바르게 행해지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다"는 뜻이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변호사 시장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변호사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지역사회 곳곳에, 그리고 여러 직종과 직장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면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문화 창달과 인권의식 고양, 사회적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년 성적이 우수한 수료생에게 수여하는 대법원장상은 한성민씨(27)에게 돌아갔다. 법무부장관상은 김명수씨(27),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은 김민지씨(27·여)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