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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 증대와 자원 절약 두 마리 토끼"…檢 '몰수 스마트폰 자원화' 전국 확대[정경훈의 검찰聽]

편집자주불이 꺼지지 않는 검찰청의 24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사에 담을 수 없었던 얘기를 기록합니다.
/사진=머니투데이

국가가 적법하게 빼앗은 범행 도구, 몰수물도 '돈'이 된다. 검찰은 검찰 압수물 규칙(법무부령)에 따라 몰수 판결이 확정된 유가물(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공매로 매각하고 대가로 받은 돈을 국고로 귀속한다.

공매로 거두는 세금은 쏠쏠하다. 이를테면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몰수된 명품 시계 3점을 공매로 매각해 4억7747만원의 세수를 올렸다. 공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리하는 인터넷 포털 '온비드'에서 이뤄진다. 5일 현재도 금목걸이, 골드바, 명품 지갑, 백화점 상품권 등 다양한 물건이 매각 대상에 올라 있다.

공매의 근거가 되는 검찰 압수물 사무규칙 제28조는 '검사는 몰수물이 유가물일 때 공매에 의해 국고납입 처분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위험물 등 폐기해야 하는 물건이 아니면 팔아서 세수를 늘리자는 취지의 규정이다.

검찰은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증거물 등으로 몰수한 스마트폰은 통상 공매에 내놓지 않았다.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어 매각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수 확정된 스마트폰 등 반환할 수 없게 된 기기는 폐기하는 게 관례였다.

관례는 2018년 스마트폰 부품 중에서 정보 저장 기능이 없는 액정화면(디스플레이)만 분리해 매각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바뀌었다. 이 아이디어는 '폐기 예정 스마트폰 액정 자원화 사업'으로 시행됐다. '검사는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28조 등 규정에도 불구하고 몰수물에 관해 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같은 규칙 제36조가 근거다.

수사기관에 압수된 스마트폰 /사진=뉴스1

서울중앙지검은 2018~2022년 5년 동안 휴대전화 4340대의 액정을 매각해 8188만원을 국고에 납입했다. 한 해 평균 868대를 매각한 셈이다. 대검찰청은 액정 자원화 사업을 검찰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선정하고 이달 2일 전국 검찰청에서 여건을 따져 시행하라고 전달했다.

액정 자원화는 △기종별 목록 작성 △2개 업체 시가 조사(시장 가격 조사) △입찰 계획 보고 △예정 가격 조서 작성 △입찰 시행(수의계약) △입찰 결과 보고와 국고 납입 의뢰 순으로 진행된다. 공개 입찰로 정해지는 매각대상 업체는 사업자로 등록된 휴대전화 액정 매입 전문 업체, 매입·수출 이력 다수 업체 등의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빠른 국고 확보를 위해 낙찰 업체가 입찰 시행 당일 물건값을 모두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액정 분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증거과 사무실 별도 공간에서 검찰 직원이 입회한 가운데 낙찰 직원들이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전자정보를 복제할 수 있는 장치 반입이 금지되고 분리 과정은 단계별로 촬영해 남긴다. 액정을 뺀 나머지 부품은 철저히 분리·폐기한다.

검찰은 현실적인 입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한 해에 몰수 판결된 휴대전화가 100대 이상일 경우 자원화 절차를 밟고 이보다 적을 경우 폐기할 방침이다. 각 청은 관내에서 한 해 몰수 확정되는 스마트폰 수나 수요 업체 등을 파악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할 예정이다.

한 현직 검사는 "액수로 치면 큰 돈은 아니지만 재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국고 수입 증대에 기여하자는 검찰 행정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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