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전경/사진=뉴스1

계좌이체로 현금을 주고받은 경우도 현금영수증 발급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변호사 A씨가 서초세무서를 상대로 낸 과태료 처분 이의신청 재항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은 '변호사 등 사업자가 거래금액 10만원 이상인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경우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미발급 금액 50%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A씨는 2014년 수임료 1억1000만원을 계좌를 통해 받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다가 서초세무서에서 5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그는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이의 신청을 냈다.

1심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현금은 일반적으로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나 주화를 의미한다"며 "이를 확대해석한 과세관청이 과태료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결정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법 조항의 취지는 과세표준을 양성화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로부터 인터넷 및 폰뱅킹, 무통장 입금 등을 통해 은행계좌로 대금을 입금받는 것은 현금을 수수하는 방법에 불과하다"며 "이는 법이 정하고 있는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경우'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