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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사외이사 3명 가운데 1명꼴로 관료출신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독립적인 위상으로 기업경영을 감시하도록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가 사실상 기업의 대(對)정부 로비를 위해 오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8일 경제개혁연구소가 서기호 전 의원실(정의당) 용역보고서로 작성했다가 편집·발표한 '2006~2015년 사외이사 분석 - 관료출신 사외이사 및 감사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31개 기업집단 292개 상장사의 사외이사와 감사는 4838명으로 이 중 관료출신(판·검사 포함) 사외이사는 과거 10년 평균 32.49%(1572명)로 경제개혁연구소가 자체 분류한 8개 직군 중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학계와 재계 출신이 각각 30.3%, 25.75%로 뒤를 이었고 법조계, 언론, 회계사 등 전문직 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은 5%에 채 못 미쳤다. 관료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은 2006년 29.25%에서 지난해 32.56%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재계 출신 비중은 같은 기간 31.89%에서 23.63%로 줄었다.
관료출신 사외이사 중에서도 경제부처 관련부처 출신이 698명에 달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실제 분석대상 회사는 기업의 이해관계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제관련 부처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국세청, 기타 경제관련 부처, 공정위원회 등 감독기구,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순으로 사외이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는 238명에 달했다.
조사대상 31개 기업집단 중 지난 10년간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기업집단은 16개에 달했다. 신세계 그룹은 관료 사외이사 비율이 70%를 웃돌고 롯데와 OCI그룹은 2006년 20%대였던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2016년에 40%를 웃돌았다. 반면 세아, 금호아시아나, 삼성 등은 10년간 관료 사외이사 비중이 30% 이상이지만 그 비중이 최근 감소하는 쪽으로 분류됐다.
대기업 그룹별로는 동국제강, 동부, 두산, CJ, OCI 등이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 한화, 효성 등은 과거에는 재계나 학계 출신 사외이사가 많았으나 2010년 이후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다수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사외이사 제도를 폐지할 경우 지배주주, 경영진에 대한 사전 견제장치가 없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며 "사외이사 제도의 폐기를 논의하기보다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외이사 자격규제만 강화는 방식의 기존 개선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자격요건 강화 외에도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회 위원의 분리선출, 독립주주의 추천권 강화 등 선임방법 개선, 사외이사에 대한 정보공개 강화, 이사에 대한 사후적 책임추궁 강화 등 다양한 개선책을 논의·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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