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법'이라면 언제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멀고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영화 한 편을 받아 볼 때도, 당장 살 집을 얻을 때도 우리 삶에 법과 관련없는 것은 없죠. '법' 대로 살아가는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생활 속의 소소한 질문들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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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300억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11명 전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영남대 '횡령·배임 범죄에 관한 양형기준의 적용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 중)
#교비 48억여원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 개인 생활비로 탕진하고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기소된 A 학교 이사장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3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이혼한 전 처와 말다툼을 하다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이 선고됐다.
집행유예. 선고한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제도다. 즉 유죄로 형을 선고하지만 집행은 미뤄서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형을 마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실형을 선고받고도 교도소에 들어가 실제 형을 사는 것은 아니라서 '재벌과 정치인 전용''솜방망이 처벌'의 대명사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사람을 죽이려고까지 한 사건에 판사들이 형 집행을 유예하는 이유는 뭘까.
판사들은 왜 집행유예를 선고할까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형사사건 중에서 징역이나 금고형이 선고된 1심 사건 12만5448건 중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은 7만3675건으로 58.7%에 이른다. 10명 중 6명은 형 집행이 유예됐다는 얘기다.
집행유예 제도는 3년 이하의 단기형을 받은 피고인이 '개과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수형 시설에 가뒀을 때 오히려 범죄 성향이 증가할 수 있는 데다 수형 시설 안에서 생긴 인간 관계로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 등 '구금'으로 인한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다. 범죄인의 장래를 생각하고 장기적으로는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것이 제도의 이유다.
그래서 집행유예는 모든 범죄인에게 선고할 수는 없다. 형법 제62조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은 1년에서 5년까지 법원이 결정한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면 선고 후 3년 후에는 형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징역 1년을 다 산 것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는 뭘까
판사들은 어떤 사유가 있을 때 형 집행을 유예할까.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범죄 항목별로 집행유예에 긍정적인 사유와 부정적인 사유를 두고 있다. 법원은 긍정적인 사유가 부정적인 사유보다 많으면 집행유예를 권고한다.
예를 들어 살인미수의 경우 △공범의 범행을 말렸을 경우 △동기에 참작할 사유가 있을 경우 △형사처벌 전력이 없을 경우 △피해자가 범죄를 유발했을 경우 △피해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을 경우 등이 긍정 사유에 해당한다. 부정 사유에는 △계획적인 살인 범행 △잔혹한 범죄수법 △동기에 특히 비난받을 사유가 있는 경우△ 전과가 있을 경우 등이 있다.
범죄의 사유 등을 종합해서 △긍정사유만 2개 이상 있거나 △주요 긍정사유가 부정사유보다 2개 이상 많으면 집행유예를 권고한다. 반면 △부정사유만 2개 이상 있거나 △부정사유가 긍정사유보다 2개 이상 많으면 실형을 권고한다는 것이 대법원이 정한 평가 원칙이다.
집행유예 비율이 높은 횡령·배임 범죄의 기준은 어떨까.
대법원은 긍정적인 사유로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 가담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 △자수 또는 내부비리 고발 △상당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등을 든다. 부정적인 사유로는 △동종 전과 △범죄수익 의도로 은닉한 경우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 △손해 규모가 큰 경우 등이 있다. 역시 사유의 개수로 집행유예와 실형이 나뉜다.
이를 두고 기준이 모호한데다, 개수를 비교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 적합하냐는 비판도 있다. 판사들이 지나친 재량을 가지고 있어서 집행유예가 '판사들의 은혜로운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죄 저지르면…'합해서' 형 집행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될까.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이 되면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처음 저지른 범죄에서 선고된 형에다 두번째 저지른 범죄의 형까지 합해서 형을 살아야 한다.
예를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또 범죄를 저질러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면 총 2년의 형을 살아야 한다. 만약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후 범죄를 저질렀다면 또 집행유예를 받을 수는 있다. 다만 형량을 고려할 때 범죄 전력이 고려되기때문에 가능성은 낮아진다.
집행유예와 벌금형 중에 어떤 것이 더 무거운 죄일까. 형법 제41조는 형의 종류를 정해두고 있다. 제 50조는 형의 경중을 제41조에 적혀진 순서에 따른다고 정해뒀는데 사형, 징역(교도소에서 일을 함), 금고(교도소에 가두지만 일을 하지는 않음),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순이다.
'신체를 구속해서 자유를 박탈'하는 징역·금고 등이 사형 다음으로 무겁고 당연히 벌금형보다 무거운 죄다. 하지만 징역이나 금고형은 집행유예를 받으면 구속도 되지 않고 벌금을 내지도 않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벌금형이 더 무겁게 받아들여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판사들은 왜 집행유예를 선고할까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형사사건 중에서 징역이나 금고형이 선고된 1심 사건 12만5448건 중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은 7만3675건으로 58.7%에 이른다. 10명 중 6명은 형 집행이 유예됐다는 얘기다.
집행유예 제도는 3년 이하의 단기형을 받은 피고인이 '개과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수형 시설에 가뒀을 때 오히려 범죄 성향이 증가할 수 있는 데다 수형 시설 안에서 생긴 인간 관계로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 등 '구금'으로 인한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다. 범죄인의 장래를 생각하고 장기적으로는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것이 제도의 이유다.
그래서 집행유예는 모든 범죄인에게 선고할 수는 없다. 형법 제62조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은 1년에서 5년까지 법원이 결정한다.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면 선고 후 3년 후에는 형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징역 1년을 다 산 것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는 뭘까
판사들은 어떤 사유가 있을 때 형 집행을 유예할까.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범죄 항목별로 집행유예에 긍정적인 사유와 부정적인 사유를 두고 있다. 법원은 긍정적인 사유가 부정적인 사유보다 많으면 집행유예를 권고한다.
예를 들어 살인미수의 경우 △공범의 범행을 말렸을 경우 △동기에 참작할 사유가 있을 경우 △형사처벌 전력이 없을 경우 △피해자가 범죄를 유발했을 경우 △피해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을 경우 등이 긍정 사유에 해당한다. 부정 사유에는 △계획적인 살인 범행 △잔혹한 범죄수법 △동기에 특히 비난받을 사유가 있는 경우△ 전과가 있을 경우 등이 있다.
범죄의 사유 등을 종합해서 △긍정사유만 2개 이상 있거나 △주요 긍정사유가 부정사유보다 2개 이상 많으면 집행유예를 권고한다. 반면 △부정사유만 2개 이상 있거나 △부정사유가 긍정사유보다 2개 이상 많으면 실형을 권고한다는 것이 대법원이 정한 평가 원칙이다.
집행유예 비율이 높은 횡령·배임 범죄의 기준은 어떨까.
대법원은 긍정적인 사유로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 가담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 △자수 또는 내부비리 고발 △상당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등을 든다. 부정적인 사유로는 △동종 전과 △범죄수익 의도로 은닉한 경우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 △손해 규모가 큰 경우 등이 있다. 역시 사유의 개수로 집행유예와 실형이 나뉜다.
이를 두고 기준이 모호한데다, 개수를 비교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 적합하냐는 비판도 있다. 판사들이 지나친 재량을 가지고 있어서 집행유예가 '판사들의 은혜로운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죄 저지르면…'합해서' 형 집행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될까.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이 되면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처음 저지른 범죄에서 선고된 형에다 두번째 저지른 범죄의 형까지 합해서 형을 살아야 한다.
예를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또 범죄를 저질러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면 총 2년의 형을 살아야 한다. 만약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후 범죄를 저질렀다면 또 집행유예를 받을 수는 있다. 다만 형량을 고려할 때 범죄 전력이 고려되기때문에 가능성은 낮아진다.
집행유예와 벌금형 중에 어떤 것이 더 무거운 죄일까. 형법 제41조는 형의 종류를 정해두고 있다. 제 50조는 형의 경중을 제41조에 적혀진 순서에 따른다고 정해뒀는데 사형, 징역(교도소에서 일을 함), 금고(교도소에 가두지만 일을 하지는 않음),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순이다.
'신체를 구속해서 자유를 박탈'하는 징역·금고 등이 사형 다음으로 무겁고 당연히 벌금형보다 무거운 죄다. 하지만 징역이나 금고형은 집행유예를 받으면 구속도 되지 않고 벌금을 내지도 않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벌금형이 더 무겁게 받아들여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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