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1. 무속인 A씨는 굿을 하다 30대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조상귀신이 씌었다'며 굿을 하며 B씨의 가슴을 마구 밟았는데 갈비뼈 15개가 부러져 B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폭행치사'로 무속인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 C씨는 성관계를 요구한 D씨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 대전의 한 휴게텔에서 D씨는 욕을 하며 성관계를 요구했고, 화가난 C씨는 D씨를 폭행해 D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대전지방법원은 '폭행치사'로 C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너무 관대한 처벌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법원은 왜 2년을 선고했을까.

'폭행치사'와 '살인'…어떻게 나뉠까

먼저 형량은 '살인죄'인지 '폭행죄'인지에서 나뉜다. 앞선 사건 사례는 사람이 죽었지만 살인범죄가 아니라 폭력범죄다. 살인죄는 형법 250조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폭행죄 중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형법 259조에 따라 '(사람의 신체를 상해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당연히 살인죄가 형이 더 높다.

이 둘을 나누는 것은 범행의 '의도와 동기'다. 그냥 때리려고만 했는데,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사망하고 말았다면 폭행으로 인한 사망(폭행치사)에 해당한다. 머리나 명치와 같이 때리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사망했다면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다. 즉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에 따라 '폭행치사'가 되기도 '살인'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수사를 맡은 검사와 판사의 판단에 따라 살인과 폭행치사로 범죄 유형이 나뉜다. 검사 출신 E변호사는 "때려서 상처만 입히려고 했는지, 전과가 있지는 않은지, 누가봐도 죽이려고 한 것인지 등 전후 과정 등을 고려하는데 사람의 주관적인 마음을 수사를 통해 알아내야 하는 것이라서 애매한 부분도 있다"며 "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수사관과 판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죽음'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를들어 칼로 사람을 찔렀다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지만, 때려서 사망할 것을 미리 알았을까는 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폭행치사도 다른 형량…어떻게 정해질까

같은 '폭행치사'라 하더라도 물론 형량은 다르다. 법은 형벌의 최저 또는 최고 범위를 정해두고 있는데, 이 안에서 판사는 사건의 상황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한다. 판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 양형 기준에 따라 형을 낮추기도 높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