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 사진=뉴스1

배출가스·연비·소음 등 시험성적서 위조 혐의를 받고 있는 폭스바겐의 32개 차종에 대한 인증취소, 판매정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이번 주 안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11일 "지난 주 검찰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행정처분 협조요청 공문'을 전달 받아 검토했다"며 "이번 주 안으로 인증취소, 판매정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일 폭스바겐의 수사 진행상황이 담긴 '행정처분 협조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검찰은 올 초부터 폭스바겐 수사에 착수해 정부로부터 차량 인증을 받기 위해 배출가스, 소음, 연비 등에서 총 139건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폭스바겐 티구안, 골프 등 15개 차종 12만5000여대가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질소산화물 등을 과다 배출했다는 이유로 폭스바겐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번 환경부의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폭스바겐 차량은 2007년부터 국내에 판매된 32개 차종 79개 모델이다. 유로(EURO)-6가 적용된 골프 1.6 TDI, 아우디 A4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판매정지, 과징금 등 조치가 이뤄진 유로(EURO)-5 적용 15개 차종 12만5000여대와는 별개다.

환경부의 행정처분은 과징금과 인증취소 등이 포함된다. 해당 차종이 인증취소 되면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 조치를 해야 하고, 판매가 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정지 처분이 이뤄진다.

이 관계자는 "검찰에서 확실한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사안이 시급하다고 판단돼 행정처분을 실시하려고 한다"며 "청문 절차 등을 거쳐 과징금, 판매정지 등의 조치가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행정처분 대상이 이뤄지는 폭스바겐 차량이 2007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25만대 가운데 최대 60%인 10만∼15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일주일 간 추가적인 확인 절차를 통해 전체 규모를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처분이 이뤄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한국닛산의 경우 지난달 환경부가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조작 판정에 따라 내린 행정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서울행정법원이 한국닛산 측에서 요청한 행정처분 집행정지에 대해 일부인용 결정을 내림에 따라, 과징금을 제외한 한국닛산에 대한 행정처분은 중단된 상태다.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해 행정처분 된 12만 5000여대에 대해서도 리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폭스바겐에 대해 앞선 3차례에 걸친 리콜계획서에 불법으로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하지 않아 지난달 최종 불승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