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대법원이 중국인에게 군사기밀을 유출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소령의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군기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해군 손모 소령(40)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손 소령은 2014년 12월 중국인 S씨에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자료를 달라"는 요청을 받고 102기무부대 장교를 통해 문건을 입수한 뒤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손 소령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손 소령이 군사기밀이 저장된 메모리카드를 S씨 측에 전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형량을 징역 5년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손 소령에게 다른 법 조항을 적용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손 소령에게 적용된 군사기밀보호법 13조 1항은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한 사람이 업무로 알게 된 군사기밀을 누설한 경우에 대해 형을 높여 별도로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소령은 이 사건 군사기밀을 생산·관리하던 102기무부대에 출입할 권한이 없었고, 기밀문건의 내용 또한 당시 손 소령의 업무와 관련이 없었다"며 "손 소령이 이 사건 군사기밀을 업무상 알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2심은 손 소령이 이 사건 군사기밀을 업무를 통해 알았음을 전제로 법 조항을 적용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