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치킨 맛을 두고 언쟁을 벌이다 흉기로 치킨집 사장을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이 2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의 집에서 시켜먹던 치킨 맛에 대해 전화로 항의하다가 "맛이 없으면 안 시켜 먹으면 되지 않냐"고 사장이 응대한 것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42)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배달시킨 치킨이 맛이 없다는 이유로 치킨집 사장과 전화로 다투다가 격분해 치킨집을 찾아 사장을 흉기로 찌른 유씨의 범행은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 범행으로 피해자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씨가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유씨가 대장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문제로 고통을 받아왔던 점, 2심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 2월26일 밤 11시30분쯤 주문한 치킨이 맛이 없다며 전화를 통해 치킨집 사장에게 항의하다가 직접 흉기를 챙겨 치킨집을 찾아 사장을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전화 통화 당시 "맛이 없으면 안 시켜 먹으면 되지 않냐"는 사장의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치킨집 사장은 이 사건으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씨가 사소한 이유로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