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사진=뉴시스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두 달 만에 소환한다.

채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1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오는 12일 오전 10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지난 7월18일 모해위증 혐의로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첫 조사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은 기존엔 2023년 7월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들은 적 없단 입장이었다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한 법정에서 처음으로 당시 격노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인정했다"며 "특검팀은 그동안 국방부 및 해병대 사령관의 여러 관계자를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김 전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을 다시 조사하면서 김 전 사령관이 고수하던 입장을 바꿀지 확인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에 대한 앞선) 조사에서 김 전 사령관은 사실상 진술 거부에 가까운 입장을 보였고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며 "여전히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인지, 지난 7월 당사자와 변호인이 입장을 바꾼 적도 있어 종전에 입장이 같은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 전 사령관이 입장을 바꿔 얘기한다면 그 부분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 모해위증을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사령관은 같은 해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공수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중이란 이유로 증언을 거부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이 지난 5일 피의자로 전환된 후 특검에서 조사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특검보는 "박 전 보좌관은 채 해병 사건 발생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가까이서 보좌했고 채 해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 재검토 과정에서 하급자들에게 장관의 뜻을 전달한 역할을 했다"며 "수사 주요 국면마다 이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내용, 국방부 주요 보직자들에게 전달한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보좌관은 2023년 7월 채해병 순직 사건 후속 조치 과정에서 국방부 조사본부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외압을 가한 혐의 등을 받는다. 박 전 보좌관은 당시 김 전 사령관 등 군 핵심 수뇌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 외압에 개입했단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채해병 사건 수사 지연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공수처는 채해병 순직 사건 고발 사건을 받고 1년 반이 넘도록 수사를 지연시켜 수사외압의 대상이 된 것 아니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공수처 관계자들 일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특검팀은 오는 12일 공수처 대변인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고 현재 공수처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검팀은 공수처 수사 지연 의혹과 대변인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