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행상(行狀)책임'이라는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

행상은 '태도'를 의미한다. 박 대통령이 헌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인데, 이는 법조계에서도 잘 쓰지 않는 단어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7일 "추 대표가 언급한 행상책임은 법률가들도 거의 쓰지 않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아예 "행상책임이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행상책임'은 법원 판결문이나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 결정문에는 '행상'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행상책임'을 직접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 법원 판결문에도 '불법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이라는 행위책임이 양형책임의 기본이 되며 행상책임이나 성격책임은 부가적이고 제한적으로 수용돼야 한다'고 쓰여져 있는 게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우리 법은 행위가 아닌 태도에 책임을 묻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태도는 형사상 가중처벌 요건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추 대표는 행상책임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태도 즉 '행상책임'을 다루므로 형사책임을 입증하는 것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