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60)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사진=김창현 기자.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26일 최순실씨(60·구속기소)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청문회를 열고 최씨의 감방에 찾아가 심문하겠다고 결정하자 최씨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는 이날 "감방 청문회는 법원의 '비변호인 접견교통 금지 결정'과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를 허용하면 입법부가 사법부의 결정을 무력화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씨 사건의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지난 21일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에게 변호인을 제외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현행법상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나 피고인은 변호인 외에 가족, 친지 등 타인과 접견하고 서류나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접견교통권'을 가진다. 하지만 이는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결정에 따라 제한할 수 있다.

이 결정으로 최씨는 내년 1월21일까지 변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과 접견하거나 옷·음식·약을 제외한 물건을 받을 수도 없다. 다만 안 전 수석에 대해서는 변호인 외에도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에 한해 면회를 허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결정은 공범관계에 있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서로 유리하게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이날 법원은 이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접견 금지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집행은 법무부 교정당국의 관할이기 때문에 국회와 논의해 적절히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는 "국조특위에서의 면담은 최씨 본인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확인하는 차원에서의 면담이기 때문에 법원의 접견금지 결정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모든 국민에게는 증언의 의무가 있고 접견금지 결정을 받은 수용자도 청문회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