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네거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사진=뉴스1

수사기간 종료를 하루 앞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끝내 '청와대 강제 수사'의 산을 넘지 못했다. 특검은 27일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다고 최종적으로 결론 내렸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은 최종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압수수색 영장 만료시한인 내일(28일), 영장을 법원에 반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압수수색을 허가하지 않은 대신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주겠다고 했으나 특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특검보는 "임의제출 방식의 자료 확보를 검토했으나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 3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 측은 군사·공무상 비밀을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청와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냈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황 권한대행은 사실상 협조를 거부했고, 법원은 소 제기가 부적합하다며 각하 결정했다. 특검은 이후 법원에 항고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시간상 문제와 실효성을 감안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게 속 앓이만 이어오던 특검은 결국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이 실패로 귀결됐다고 공식 발표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특검보는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대한 증거수집을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무산됐다"며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고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현행법상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특검보는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입법적 해결 방안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와 관련해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해당 법 조항에선 '군사상·공무상 비밀이 지켜져야 하는 장소에 대해선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을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특검보는 이에 대해 "어떤 경우에 각각 거부하고 허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단서를 달아야 한다"며 "이대로 둔다면 종국적으로 압수수색을 전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