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9·구속기소) 사건의 재판장이 자신의 장인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인연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법원은 일단 이 사건을 재배당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영훈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6기)는 장인이 최씨 일가와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은 계속 형사합의33부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 재배당을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의 장인인 임모씨(79)는 1975년부터 3∼4년간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했다. 이 때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만났다. 특히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했던 경력이 있는 임씨는 당시 최순실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에게 최순실씨를 소개해 준 사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임씨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뒤 정수장학회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최태민씨나 최순실씨 등 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는 것이 이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사람의 사위가 지금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뇌물죄를 다루는 담당 책임판사"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우연이라고 할지라도 공정성에 시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2014년부터 내가 최씨를 추적하며 과장된 것이 다소 있을지 몰라도 허위였던 적은 없다"며 "이 말을 방송에서 해야 할지 말지 고심했지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재벌이라고 해서 봐주고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