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의 사건을 심리 중인 부장판사가 '장인이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측근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일자 사건 재배당을 요청했다. 법원은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부회장의 사건을 기존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에서 부패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에 재배당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영훈 부장판사가 해당 사건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취지로 법원 예규에 따라 재배당을 요청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 부장판사는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장인과 최씨 일가의 관계를 전혀 몰랐다"며 "하지만 재판 공정성에 대해 조금의 의심이라도 생긴다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가 법원을 통해 전한 설명에 따르면 그의 장인인 임모 박사(76)는 1975년부터 3∼4년간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했다. 이때 최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만났다. 특히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했던 경력이 있는 임씨는 당시 최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에게 최씨를 소개해 준 사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임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뒤 정수장학회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최태민씨나 최씨 등 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는 것이 이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그는 법원 관계자를 통해 "(장인이)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해당 의혹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기했다. 그는 전날 오전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사람의 사위가 지금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뇌물죄를 다루는 담당 책임판사"라며 "우연이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최씨 측에 총 433억 원대 뇌물을 주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