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씨가 지난해 6월30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1)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고소장을 냈다가 무고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유흥업소 종사자였던 송모씨(24·여)의 변호인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조정래 판사 심리로 진행된 1차 공판기일에서 "다수 배심원들의 보편성에 입각한 판결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송씨의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주로 박씨에 대해서만 조사를 진행하고 송씨에 대한 조사를 미흡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대질조사나 거짓말탐지기 등을 활용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박씨의 주장만 받아들여져 기소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 박씨의 직업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국민참여재판으로 하면 진실을 발견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맞섰다. 박씨의 변호인 역시 "이 사건으로 박씨가 앞으로 연예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송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이미 범죄자로 판단을 받았는데 계속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조 판사는 양측 의견을 검토한 뒤 국민참여재판 회부 여부를 결정하고, 다음 재판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만약 국민참여재판이 결정되면 단독 재판부가 아닌 판사 3명으로 이뤄진 합의부에서 사건을 진행하게 된다.

송씨는 지난해 6월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거짓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씨가 2015년 12월 손님으로 찾아온 박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고 지난해 6월 다른 여성이 박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해 소속사로부터 거액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거짓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수법으로 박씨 측 소속사로부터 5억원을 뜯어내려 했던 여성 A씨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