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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청사 |
주한미군용 면세담배를 4억7000여만원어치를 시중에 빼돌려 판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범행당시만 해도 주한미군용 면세담배를 일반에 유통시키더라도 과태료 이외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을 기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는 관련법이 개정돼 이같은 행위는 처벌대상으로 바뀌었다.
23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데 불복한 검찰 측의 상고신청을 기각, A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A씨는 주한미군용 면세담배의 도매업자로부터 담배를 매입해 2010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일반인 B씨에게 4억7000여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측은 '담배소매업을 하려는 자는 지자체장으로부터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받지 않은 채 담배소매업을 영위했다'는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며 A씨에게 벌금 500만원형에 추징금 4억70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 결론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일반인 B씨 등에게 판매한 사실이 인정된다더라도 A씨가 판매한 주한미군용 면세담배는 담배사업법이 소매규제의 대상으로 지정한 담배가 아니다"라며 1심판결을 깨고 A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기소될 때만 해도 군용, 주한외국군용, 재외공관직원용 등 10가지 면세담배를 규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유통시킬 경우 과태료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A씨를 담배소매업 미인가를 이유로 처벌할 근거는 없었다. 현재는 담배사업법이 개정돼 면세담배를 용도 이외의 방법으로 유통시킬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심 재판부는 "판매권한 없는 자가 면세담배를 판매하는 행위를 형사벌로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태는 입법의 불비일 뿐"이라며 "이를 처벌하기 위해 '면세담배'가 소매규제 규정의 적용을 받는 '일반담배'로 전환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목적론적 해석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또 "당시 법을 문언대로만 해석한다면 소매규제 대상의 담배에 '면세담배'가 포함된다고 볼 여지는 있다"며 "하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찰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담배사업법 위반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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