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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청부살인하면 직접 살인보다 죗값 덜 받나?

[the L] 형법상 교사범, 주범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배우 송선미씨 남편 피살 사건이 화제다. 사건 발생 1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청부살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특히 검찰 수사결과, 피해자의 사촌이 살인 혐의자에게 '흥신소를 통해 청부살인을 알아보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행법상 범행을 지시하거나 사주한 '교사범' 역시 그 범행을 저지른 사람과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범죄를 실행한 사람 만큼 그 범죄를 시킨 사람의 죄책도 무겁다는 취지다. 형법상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데, 살인교사범의 법정형 역시 같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한 판례를 하나 소개한다.

A씨(65·여)는 40여년 전 남편 B씨(69)와 결혼했으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B씨는 아무 이유 없이 A씨를 의심하면서 폭언을 했고 술에 취한 채 A씨를 때리는 등 오랜 기간 난폭한 행동을 했다. 심지어 B씨는 아들 내외가 보는 앞에서 A씨를 때리기도 했다. 이에 아들이 결혼 6개월 만에 이혼을 하는 등 B씨 탓에 가족이 큰 고통을 받아왔다.

A씨는 B씨가 나이가 들어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자 2013년 7월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B씨는 4개월 뒤 퇴원했고 이후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A씨와 따로 떨어져 살았다. 이들 부부는 이듬해 3월 협의 이혼했다. 그러나 B씨는 계속해서 A씨에게 전화를 해 폭언을 퍼부었고 재산분할과 관련해 송사까지 벌어지게 됐다. 이에 A씨는 B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알게 된 C씨(37)에게 "남편이 내 눈 앞에 안 보이게 해줬으면 좋겠다. 남편을 평생 못 나오게 할 수 있는 곳에 넣어 달라"며"그러면 그 대가로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C씨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D씨(50)에게 "뒤탈 없이 처리해 달라. 죽어있는 모습을 사진 촬영해서 가지고 오면 5000만원을 주겠다"고 부탁했다. 당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던 D씨는 지인 E씨(41)와 함께 B씨를 살해하고 야산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0년, C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40여년의 결혼 생활 동안 상당한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데에는 이 같은 사정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C씨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A씨의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올렸다. 재판부는 "가정폭력 피해를 최대한 참작하더라도 범행 10개월 전부터 별거를 해 폭력에 더 노출되지 않았던 점, 협의이혼까지 하고 재산분할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 동기를 마냥 관대하게만 바라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2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2017도578)

한편 실제 B씨를 살해한 D씨와 E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 과정에서 마약과 강도살인 등 다른 범죄사건과 관련된 혐의가 추가돼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4년이 선고됐다. 이후 D씨는 상고하지 않아 형이 그대로 확정됐고, E씨는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조항

형법

제31조(교사범) ①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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