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해 피격 사건' 관련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국정원 문서 삭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14일 밤 10시32분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전부터 국정원에는 '삭제'라는 게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고 얘기했었는데 오늘 수사를 하면서 보니까 삭제가 되더라"며 "중대한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실제로 삭제된 파일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관련 문서나 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는 주장은 유지했다. 박 전 원장은 "직원들에게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고 (당시에는) 삭제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삭제 지시를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국정원에 관련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은 지난 7월 박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감사원도 박 전 원장이 이씨 사망 다음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1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국정원에서 총 46건의 첩보보고서가 무단 삭제됐다는 감사 결과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