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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이 두렵다"…檢포렌식 수사관은 웁니다[조준영의 검찰聽]

편집자주불이 꺼지지 않는 검찰청의 24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사에 담을 수 없었던 얘기를 기록합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모습. 2021.6.15/뉴스1

"하루하루가 전쟁이죠. 시간이 정말 없습니다."

'요즘 바쁘시죠?'라는 형식적일 수 있는 질문에 수도권 검찰청의 한 포렌식 수사관은 "상상이상"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최근 사건은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같은 디지털 증거가 없으면 수사가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증거를 얼마나 압수해 어떻게 분석하냐에 따라 수사 성패가 엇갈리기 때문에 압수수색 수요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례해 인력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검찰청에 소속된 포렌식 수사관은 82명이다. 2018년 83명이었던 수사관은 △2019년 82명 △2020년 82명 △2021년 81명 △2022년 78명으로 줄다가 올해 겨우 4년 전 인원으로 돌아왔다.

이 82명이 전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압수수색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수사관 1명당 참여하는 압색현장은 연간 100여곳에 달한다고 한다. 수사관들은 사흘에 한 번꼴로 출장을 가는 셈이다.

장거리 출장도 빈번하다. 특히 여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해야 하는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선 포렌식 수사관 30~40명이 한 번에 동원되는 경우가 잦다. 이런 경우 전국 거점 검찰청에 흩어진 수사관들에게 동원령이 내려진다. 압수수색은 수사기밀 유지가 생명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으로 와라"는 지시가 떨어지면 창원·광주·부산청 수사관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일선의 한 포렌식 수사관은 "그나마 '올라오라'는 말을 일찍 들으면 근처로 빨리 이동해 모텔에서 자고 가지만 그래도 갑자기 호출하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지방엔 기차나 버스 표가 많지도 않아서 갑자기 교통편을 부랴부랴 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2022.4.18/뉴스1

포렌식 수사관들에게 압수는 업무의 일부일 뿐이다. 압수물을 근무지로 다시 가져와 분석하는 일이 핵심이다. 하지만 쏟아지는 압수수색 일정에 압수물 1건을 분석하는 데 4~5개월이 걸리기 일쑤다. "분석은 못하고 자료확보만 하니까 사건이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온다. 최근엔 압수물을 분석할 때 변호인이 참관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디지털 기기들의 저장용량이 늘어나고 보안시스템이 고도화할수록 검찰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이 정보보안 시스템을 강력하게 구축하면 검찰 입장에선 그게 안티포렌식이 된다"며 "데이터를 가져가려고 하는데 막혀있으면 권한을 넘겨 받거나 시스템을 무력화해야 하는데 그러는 사이 다른 범죄로 해킹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포렌식 수사관들의 열악한 사정을 아는 대형로펌의 영입전도 치열하다. 다양한 포렌식수사를 경험한 이들에게 검찰과 비교하기 어려운 연봉과 잘 갖춰진 업무환경은 커다란 유혹이다.

오는 24일은 6급 이하 검찰 수사관 인사이동이 이뤄진다. 처음부터 마약수사만 전문으로 하는 마약수사 직렬과 달리 포렌식 수사관은 인사철마다 보직이 달라진다. 포렌식 경험이 없는 수사관이 배정되면 최소 3개월 이상은 교육받아야 1인분 몫을 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과중한 업무를 기존 수사관들이 분담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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