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64)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의 이혼소송이 돌연 연기됐다. 노 관장이 최근 재산분배와 위자료 등 청구 금액을 늘린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 부부의 이혼소송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10일 기일변경 명령을 내려 11일로 계획됐던 항소심 1차 변론을 연기했다. 다음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 측의 소송은 2022년 12월22일 서울가정법원에서 1심 판결이 선고됐다. 이어 지난해 1월11일 서울고법이 항소심 사건을 접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9일 변론준비절차를 종결하고 정식 변론을 주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이날 명령으로 사건접수 1년간 한 차례도 변론을 열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노 관장 측은 지난 5일 항소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 재산분할·위자료 청구액을 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증액했다. 재산분할의 방법에 대해서도 당초 주장한 현물 분할 대신 현금 지급을 요구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법조계에선 변론을 앞두고 소송이 확대된 탓에 항소심 재판부가 양측에 준비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기로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 관장은 1심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649만여주)를 재산분할분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SK㈜ 주식에 대해 노 관장의 실질적 기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뒤 재산분할분을 부동산·예금 등 665억원으로 한정했고, 노 관장은 이에 항소한 바 있다.

노 관장의 항소취지 변경에는 최근 주가하락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의 주가는 1심 선고 당시 20만원대에서 올초 16만원대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 노 관장이 50% 분할을 요구한 지분의 총 가치는 1조3600억원대에서 1조1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