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자퇴를 한 18세 A양은 은둔 생활 중 마약류에 해당하는 다이어트 약을 복용했다. 본인이 마른 체형이 아니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약 복용 전에도 우울감 해소를 위해 자해를 하거나 매일 소주 2병을 마셨다. A양은 수사를 받은 뒤 치료 적합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해 10월부터 재활을 시작했다. 상담을 통해 모든 중독 물질을 끊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현재까지 단약 중이다. 재활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이야기를 나눠 학교에 온 것 같고 좋았다"고 말하는 등 사회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현재 직업을 찾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인천지검과 인천참사랑병원은 지난해 10~12월 3개월 간 실시한 '단기 개입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로 A양의 사례를 15일 소개했다. 단기 프로그램은 '청소년 마약류 투약 사범 맞춤형 치료프로그램'에 포함되며 전문가의 약물 강의, 자기 효능감·비전 탐색, 회복 상담으로 등 과목으로 구성된다. 인천참사랑병원은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다.

인천지검과 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청소년 맞춤형 치료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은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입건됐으나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은 청소년에게 제공된다. 중독전문가·정신과 전문의 등이 참여한 전문가 위원회가 대상자의 중독 수준을 판단한 뒤,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중 보호관찰소가 약물 투약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단약 중 청소년을 관리하기 위한 부모 교육·상담도 제공된다.

인천지검은 A양과 같은 시기 재활을 한 지역 내 청소년 3명이 단기 프로그램을 통해 단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3개월 간 회복집단치료 등 총 60시간의 치료 프로그램, 52회 전화상담이 제공됐다. 매주 10종의 마약류 투약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소변검사를 받았는데, 대상자 모두 100% 음성이 나왔다.

인천지검은 관내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 폭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치료·재활에도 적극 나섰다. 이 지역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8년 18명으로 전체 사범 1073명 중 1.7%였다. 2023년에는 329명으로 전체 2785명 중 11.8%로 나타났다. 329명 중 251명은 다이어트약인 '나비약'(디에타민)을 SNS로 거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청소년 마약 확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 외에도 호기심 등 이유로 마약류를 투약한 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예방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지검은 인천교육청 등과 협력해 지난해 11~12월 지역 내 12개 중·고등학교 학생 4858명에게 마약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마약 전담 검사·수사관은 학생들에게 '미국 좀비 거리', 중독자 경험담 등 영상 자료를 활용해 마약의 심각성을 알렸다. 마약 범죄의 처벌 정도, 고나련 범죄에 연루됐을 때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 정보도 제공했다.

교사들에게도 검사가 소년범죄에 대한 최종 처분 전 교사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결정 전 교사 의견 청취 제도'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성범죄 피해 예방·대응 방법'을 안내했다.

인천지검은 "오는 4월부터 전국에 확대 실시되는 '맞춤형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에 발맞춰 지역 내 마약류 투약 청소년에 대한 빈틈없는 치료·재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인천교육청,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청소년 대상 마약·중독 예방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