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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 제조사가 변형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이용하지 않도록 압박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천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은 구글이 불복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3부(부장판사 홍성욱)는 24일 구글 LLC(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 구글아시아퍼시픽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글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목적을 가진 채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고, 이는 불공정거래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2011~2021년 모바일 OS와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차지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삼성전자·LG전자 등 기기 제조사들이 이른바 '안드로이드 포크(Fork·변형) OS'를 이용할 수 없게 했다며 2021년 9월 구글코리아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49억여원을 부과했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접근권과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 사전접근권 등을 조건으로 걸고 제조사들이 AFA(파편화금지계약·Anti-fragmentation Agreement) 등을 체결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2013~2014년 갤럭시 기어 시리즈에 포크 OS 탑재를 포기하고, LG전자는 2018년 스마트 스피커 출시를 백지화했다.

법정에서 구글은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제조사들에게 파편화 금지 의무를 부과했다는 취지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글의 요구로 인해 유의미한 안드로이드 포크 OS나 이에 기반을 둔 앱마켓이 출현하지 못했고, 구글의 독점적 지위가 공고화되는 한편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봉쇄됐다"며 "제조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저해될 우려가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