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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상속재산 더 많이 차지하려다…'소탐대실'

[theL] 화우의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예전엔 상속세가 일부 고액 자산가에게 국한된 세금으로 여겨졌다. 최근엔 상속세 과세표준은 그대로인데 자산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평범한 중산층도 상속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 얼마나 납부해야 하는지가 주된 관심사지만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우가 보통이라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그나마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위의 두가지 문제만 고심하면 된다. 하지만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개시일,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반면 상속재산 분할은 특별히 정해진 기한이 없다. 따라서 상속인이 다수고 상속재산 분할에 관해 다툼이 생겨 신고 기한에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순서상 상속재산 분할에 앞서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속세 신고와 납부는 내팽개쳐둔 채 상속재산 분할에만 몰두하다가 불필요하게 상속세를 과다 납부하고 최종적으로 분할받게 될 재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상속세를 법정기한에 신고·납부하지 못하거나 일부 누락해 과소 신고한 경우엔 가산세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상속세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안은 법정기한에 상속세를 정확히 신고하는 것이다.

문제는 상속재산 분할을 두고 다툼이 있는 경우 상속세 신고 대리인 선정이나 재산을 파악하는 데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한 내 신고가 어려울 수 있고 신고해야 할 상속재산이 누락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상속재산에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안에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 즉 사전증여재산이 포함된다. 이런 부분은 성격상 증여받은 해당 상속인만 알고 다른 상속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사전증여재산을 받은 상속인이 상속재산 분할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이런 사실을 숨길 경우 상속재산이 과소신고될 가능성이 높다. 상속인끼리 다투는 도중에 상속세 신고에서 누락됐던 사전증여재산이 밝혀지는 바람에 가산세를 추징당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상속재산을 더 받으려고 다투다가 법에서 인정한 상속재산 공제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속세를 더 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거주택 상속공제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해 10년 이상 계속해 동거한 주택을 피상속인과 동거한 상속인(배우자 제외)이 상속받으면 6억원까지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주택은 피상속인과 동거한 상속인이, 나머지 상속재산은 다른 상속인이 분할받는 것으로 협의하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상속세 신고를 위해선 상속재산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상속재산 역시 상당 부분이 부동산인 경우가 많아 상속세 신고를 위해 부동산 평가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련 법령에는 상속재산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당해 재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 등을 감안해 규정된 방법(이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규정돼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은 면적, 위치, 용도 등이 비슷한 물건이 많아 매매사례가액 등 시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신고하면 된다. 하지만 '꼬마빌딩'처럼 비주거용 건물이나 토지는 비교 대상 물건이 많지 않고 거래도 빈번하지 않아 매매사례가액 등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공시가격으로 상속세를 신고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 부동산 시가 대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저하게 낮아 저평가된 공시가격으로 과세하는 경우 과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납세자가 공시가격으로 상속세를 신고한 뒤에도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9개월까지인 법정결정기한까지 매매, 감정, 수용 등이 있을 경우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액을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 과세관청이 직접 감정평가를 실시해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고 과세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속재산 분할을 둘러싸고 상속인끼리 분쟁이 생겨 조금 더 분할받기 위해 법정결정기한에 부동산, 특히 비주거용 건물이나 토지에 대해 감정평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땐 시가로 인정되는 감정가격이 있게 되기 때문에 과세관청이 직접 감정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상속세 과세표준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당초 신고, 납부한 상속세보다 더 많은 세금이 추가로 부과될 가능성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하려면 상속받은 부동산을 처분해야 할 경우도 있다. 상속인들끼리 원만하게 협의한 경우에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다른 자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한 뒤 여유를 두고 천천히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시가에 상응하는 가격에 처분할 수 있지만 분쟁이 생기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납부기한을 못 맞추면서 가산금을 부담하거나 상속세 체납으로 상속재산이 공매 처분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결국 상속재산을 제대로 상속받는 가장 현명한 법은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상속인들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 상속세 절감 방안을 찾고 원만히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해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다만 실제 상속재산을 분할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부모 세대가 미리 누구에게 어느 재산을 상속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상속계획을 마련해 두는 게 궁극적인 해결 방법일 것이다.

전오영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전오영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법조 경력을 시작했다. 8년간 판사로 근무하며 재판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주로 기업 관련 소송, 특히 조세 부문과 건설·부동산 관련 분쟁, M&A, 해외 투자 프로젝트 관련 사건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조세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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