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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LG그룹 총수 일가가 100억원대 상속세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구 회장 일가는 세무당국의 LG CNS 주식 가치평가 방식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비상장 주식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상속세를 매긴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는 3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에는 공동상속인인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씨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도 원고 자격으로 참여했다.

구 회장 일가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LG CNS 지분 1.12%(97만2600주)에 대해 세무당국이 매긴 상속세가 과다하다며 2022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비상장사인 LG CNS 주식 가치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르면 비상장주식 거래된 사례가 있으면 그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 세금을 부과한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엔 객관적인 가치를 찾기 어려워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가치를 산정한다. 1주당 순손익가치(직전 3년간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와 순자산가치(자산평가액에서 부채를 뺀 것)를 3대 2 비율로 가중평가하는 식이다.

구 회장 일가는 LG CNS 주식 1주당 1만5666원으로 평가해 상속세 약 9400억원을 신고하고 납부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2018년 5월 거래가액인 1주당 2만9200원으로 가치를 매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용산세무서장은 LG CNS 주식을 1주당 3만7960원(최대주주 30% 할증)으로 평가해 127억여원(가산세 제외 108억여원)을 구 회장 일가에 경정·고지했다.

양측은 재판 과정에서 주식 가치평가 방법을 두고 맞붙었다. 구 회장 일가는 보충적 평가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장주식 거래소의 시가는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중간값을 의미하기 때문에 거래가액으로 적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용산세무서 측은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에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LG CNS가 비상장사지만 우량 회사라 상당한 거래가 이뤄졌고 일간지 등을 통해 매일 거래가격이 공개됐기 때문에 가격이 왜곡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세무당국의 입장이었다.

법원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LG CNS 주식의 거래가액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서 주식의 객관적 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며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이 사건 주식의 가액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세무당국이 평가한 주식 가치는 당시 시세에서 벗어난 금액이라고 볼 수 없고 거래일과 상속개시일 사이 주식 가액에 변동을 일으킬 만한 사정이 없다"며 "당시 통상적인 거래가액에 비춰 지나치게 고가라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이뤄진 거래는 비정상적인 매도·매수 호가에 따라 시세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구 회장 일가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를 이용한 개인 간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이트를 통해 거래할 수밖에 없는 주식 대부분은 매매사례가액으로 시가를 인정할 수 없게 돼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존하게 된다. 이는 상증세법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