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서울 청담동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항소심 선고를 열흘여 앞두고 법원에 1억5000만원을 공탁했다. 재판부는 A씨가 1심 선고 직전 공탁한 3억5000만원까지 총 5억원을 공탁한 사실을 언급하며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2심 재판에서 요청한 형량은 징역 20년이었다.

A씨와 같이 감형을 받기 위해 선고일에 임박해 공탁을 하는 '기습공탁'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다.
법무부는 형사소송법과 공탁법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판결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형사 공탁을 했을 때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의 의사를 청취하도록 한다.

공탁법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형사공탁금 회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피공탁자가 공탁물 회수에 동의하거나 수령을 거절하는 경우, 무죄판결이나 불기소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

공탁은 형사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의 권리회복에 필요한 금전을 법원에 맡기는 제도로, 양형에 참작이 된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감형을 받는 '기습공탁'과 감형을 받은 후 공탁금을 몰래 회수하는 '먹튀공탁'은 오랜 기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은 형사공탁제도의 빈틈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해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범죄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하게 살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