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 소추 조사 관련 청문회 증인 명단 채택에 동의한다는 표시로 찬성 거수 표결을 하고 있다. 2024.7.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오는 14일 국회에서 열리는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탄핵소추 대상자인 김 차장검사도 청문회에 불출석한다.

이 총장은 9일 오전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날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범죄수사, 소추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할 경우 주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며 "이로 인해 검찰의 준사법적 기능이 저해되며 정치적 중립성은 훼손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국회의 출석요구서에 첨부된 증인신문 요지는 '검사 탄핵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 확인 필요'라고 돼 있다"며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장시호에 대한 위증교사 및 공무상비밀누설 사건, 민주당 전당대회 정당법위반 사건, 대통령 배우자와 관련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사건 등이 그 대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시호에 대한 위증교사 및 공무상비밀누설 사건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에서 수사 중이고, 민주당 전당대회 정당법위반 사건은 검찰 수사와 법원의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답변할 경우 해당 수사 또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배우자와 관련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사건, 아크로비스타 전세권 설정 사건,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수 사건은 지난 정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됐거나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므로 검찰총장이 출석해 답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대검은 설명자료를 추가로 배포해 검사탄핵 청문회의 부당함과 소추대상자가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는 이유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민주당과 관련된 수사와 재판을 담당한 검사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켜 조사하겠다는 데에 대해 민주당이 직접 수사와 재판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헌법상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밝혔다.

또 소추당사자인 김 차장검사를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대검 관계자는 "재판중인 피고인은 사건의 당사자로서 그 사건의 제3자 증인이 될 수 없듯이 소추대상자는 절차의 당사자로서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사건 조사절차의 증인이 될 수 없고, 국회법도 소추대상자와 증인을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차장검사가 증인으로 채택되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는 선서를 하고 위증죄의 부담을 지게 돼, 당사자의 진술을 강제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는 헌법 12조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 소추대상자의 국회 출석을 요구할 법률상 근거도 없고, 국회 법사위가 출석에 응하지 않는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도 발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현행법상 동행명령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위한 위원회에 한정해 가능하다"며 "안건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에서 탄핵소추사건 조사 명목으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없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달 3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 사건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 김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관련 조사청문회 건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에는 이원석 검찰총장과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차장검사의 교사를 받고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서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의혹을 받는 장시호 씨도 증인으로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