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미선, 김형두, 김복형, 정형식, 정정미 헌법재판관. 2024.12.31.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조한창(59·연수원 18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이르면 이번 주 취임식을 치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에 합류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대한 빨리 두 신임 재판관에 대한 취임식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두 재판관은 이르면 2일 취임식을 갖고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심리하는 전원 재판부에 합류한다.

헌재 관계자에 따르면 두 신임 재판관의 임명이 오는 3일 열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변론준비절차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변론준비에는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서 사건이 본안 심리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 절차(증거조사, 쟁점 정리 등)를 담당하도록 지정된 수명(受命) 재판관만 참석한다. 이 사건의 수명재판관은 정형식, 이미선 재판관이다. 이들은 본격적인 심리를 하기 전 사전 작업(절차적·실무적 업무)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본격적인 재판은 변론준비절차에서 쟁점과 증거, 증인들을 정리한 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차 변론준비절차에서 탄핵 심판 서류 송달의 적법성 등 법적 절차부터 다투겠다고 예고했다.

정·조 재판관 임명으로 헌재는 심리정족수인 7명을 채우면서 '불완전 합의체' 논란을 해소하고 재판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심리정족수는 재판이 유효하게 진행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판관(또는 법관)의 수를 말한다. 대통령 탄핵은 재판관 6인 이상 찬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시에도 8인 체제에서 만장일치로 탄핵이 선고됐다.

또 재판관들의 업무 부담도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에 따르면 현재 윤 대통령 사건과 한덕수 권한대행 사건을 비롯해 탄핵심판 사건이 10 건이 계류 중이다. 이는 1988년 헌재가 개소한 이래 지난해까지 35년간 접수된 탄핵 사건 총량(7건)을 뛰어넘는 수치다. 재판관들이 각각 최소 1건에서 최대 4건의 탄핵 사건 주심을 맡아 재판을 주도해야 해 업무 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다.

헌재는 탄핵심판 사건을 접수한 뒤 180일 안에 심리, 결정해야 한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사건 결론은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4월18일 이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전날 브리핑에서 "탄핵 심판 사건 중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최우선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헌재에게 남은 시간은 최대 4개월 정도다.

헌재 재판관 성향은 진보 3명(문형배·이미선·정계선), 중도·보수 5명(김복형·김형두·정정미·정형식·조한창) 구도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 후보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 최 권한대행이 최종 임명하게 되면 진보 성향 재판관이 4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중도·보수 성향의 4명 재판관에서도 1명은 보수에 좀더 방점이, 나머지 3명은 중도에 방점이 있는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