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11. photo@newsis.com /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다시 수사하는 서울고검이 최근 김 여사 휴대폰을 확보했다.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첫 강제수사로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토대로 김 여사의 가담 및 인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팀은 최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이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김 여사 휴대폰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첫 압수수색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건진법사 전씨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여사 휴대폰을 압수했다.

서울고검은 해당 휴대폰에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단서를 찾아낸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사건이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난 만큼 휴대폰에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에는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검찰청사로 부르지 않고 제3의 장소에서 조사했다.

현재 김 여사 관련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서울고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 서울남부지검의 명품백 의혹,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 촉발된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이다. 이와 관련, 검찰 안팎에서는 증거 확보 상황에 따라 3개 수사팀이 각각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서울중앙지검 공천 개입 의혹 수사팀은 소환조사를 시도했다. 지난 14일 김 여사 측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통지서를 한 차례 보냈다. 이에 김 여사 측은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조사에 응하기 어렵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후 수사팀은 최근 김 여사 측에 연락해 다음달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검찰청사로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요구서를 보내기 전 출석 날짜부터 조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대선 이후 여러 개의 날짜를 제시했지만, 김 여사 측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2009∼2012년 시세를 조종하는 이른바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띄울 때 돈을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하고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약 4년 반에 걸쳐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방조 의혹을 수사한 뒤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해당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된 적은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 계좌가 일부 동원된 것은 맞지만 시세 조종을 인지했거나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서울고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하고 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최행관(사법연수원 33기) 서울고검 검사와 평검사 2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