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검찰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주가조작·공천개입 등 주요 사건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만큼 구체적인 수사는 특검이 할 가능성도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크게 △공천개입 의혹(서울중앙지검) △건진법사 게이트(서울남부지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서울고검)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20대 대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해 윤 전대통령이 허위로 해명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조민우)가 이달 초부터 수사를 재개하면서 추가됐다. 고발장을 접수한 지 2년7개월 만이다.

우선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2월 사건이 중앙지검으로 이송된 후 관계인 조사를 마무리한 검찰은 정점인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추진 중이다. 검찰은 소환일정 협의에 나서되 계속 불응하면 강제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본부(부장검사 박건욱)도 전성배씨가 청탁용 명품가방을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 측근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서울고검 형사부(부장검사 차순길)는 김 여사 계좌에서 이뤄진 '7초 매도' 과정을 다시 살펴본다. 7초 매도는 '주포' 김모씨가 주가조작 선수였던 민모씨에게 '3300원 8만주' 매도를 요청하자 이후 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제출된 것을 말한다. 법원은 이 거래를 세력들의 통정매매라고 봤지만 검찰은 당시 김 여사의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최근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은 비화폰 서버기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계엄선포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6일 일부 기록이 삭제된 정황을 확인했다.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은 경찰에 삭제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지시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윤 전대통령은 "수사를 받은 사람들의 비화폰 관련 보안조치를 하라"는 취지로 김 전차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내란혐의 수사과정에서 본인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윤 전대통령도 계속 수사 중이다. 특히 이 수사과정에서 지난 3월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 전대통령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이 신청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지난달 수사에 착수한 지 1년9개월 만에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들이 전방위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중 일부는 특검이 바통을 이어받아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전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혔던 '내란특검법' '김건희특검법' '채상병특검법' 3개 특검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내란·김건희특검법은 각각 파견검사 40명 등 총 205명 규모로 170일간, 채상병특검법은 파견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로 140일간 수사할 수 있다고 정했다. 3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파견검사 수만 100명에 이르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