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사진=(서울=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장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는 방첩사가 전·현직 군 장성들의 정치성향 등을 조사해 블랙리스트 문건을 작성했다는 진술 등 정황증거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29일 방첩사 신원보안실, 서버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방첩사 신원보안실이 장군 진급 보직 인사 보고서, 정보보고, 업무지침, 직제표, 예비역 장성 인사 검토안 등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 관련 문건을 확보 중이다.

공수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전·현직 군 장성들의 정치 성향 등을 조사해 블랙리스트 문건을 작성했다고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적시해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방첩사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2023년 11월 여 전 사령관 부임 후 블랙리스트가 작성·운영됐고 군 인사에 영향을 주는 문건들도 작성됐다"는 취지의 복수의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문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는지, 비상계엄과 관련이 있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자료의 포렌식 등을 마치는 대로 여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여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윤 전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해 '충암파'로 불린다. 현재 계엄 관련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