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구속 기로에 놓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영장 청구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항의했으나, 내란 특검팀은 석방될 시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펼쳤다. 이날 김 전 장관 측이 내란 특검팀의 추가 기소를 맡은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총 4차례 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측은 "김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은 다른 재판부에서 심리 중인데 이 사건에서 증명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유죄로 전제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검사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또 특검법이 규정하고 있는 수사 준비 기간 중 기소는 불법이며, 뒤늦게 임명된 특검보에겐 공소 유지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내란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 증거 가치가 가장 높은 증거를 인멸하고, (하급자에) 증거를 파기하도록 지시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증거 인멸과 도주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의 이런 정황을 근거로 석방될 시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특검팀은 심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김 전 장관 측이 법정에서 한 주장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김 전 장관 측은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구두로 4차례 재판부 전체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다. 다만 재판부는 재판 지연 의도가 보인다는 이유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초 심문기일은 지난 23일로 지정됐다. 다만 김 전 장관 측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면서 기일이 한차례 연기됐다. 재판부는 전날 김 전 장관의 기피 신청을 간이 기각했다. 통상 기피 신청은 다른 재판부가 판단하지만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재판부가 간이 기각할 수 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장관을 추가 기소하고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추가 구속 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김 전 장관은 오는 26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조건 없이 석방된다. 1심 최대 구속 만료 기한인 6개월을 채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