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건희 여사를 태운 호송차가 18일 오전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 여사를 비롯해 건진법사 전성배씨, 집사 김예성씨 등을 소환했다. 주요 피의자들이 김 여사와 대면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은 18일 오전 10시 김 여사와 전씨, 김씨를 동시에 소환했다. 김 여사는 구속 후 두번째 조사다. 이날 김 여사는 구속 후 첫 조사였던 지난 14일과 마찬가지로 법무부 호송차량에 탑승해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 사무실 앞엔 지지자들이 모여 붉은 천막을 치고 "김건희 여사님 우리가 지킨다" 라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집사 김씨도 호송 차량에 탄 채 특검 사무실로 들어섰다.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및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 15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영장 청구서에 김 여사 언급이 없는 탓에 특검은 둘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집사 게이트는 대기업·금융사들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를 자처한 김씨와 관련있는 IMS모빌리티 등에 약 184억원의 돈을 투자·협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굳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투자받을 당시 IMS모빌리티는 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투자금 중 46억원 상당을 차명법인 이노베스트를 통해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씨는 오전 9시52분쯤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씨는 마스크를 쓴 채 위아래 검은 정장을 입은 차림이었다. 전씨는 "통일교 측에서 받은 선물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나"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나" "명품가방과 목걸이는 어디에 있나"라는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건진법사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인 건진법사 전씨는 윤 전 대통령 내외와의 친분을 과시해 2018·2022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정을 비롯한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 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당시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현안을 도와달라는 목적으로 교단 차원에서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현안에는 캄보디아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유엔 제 5사무국 개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측은 윗선의 지시가 없었고 윤 전 본부장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특검팀이 김 여사와 김씨·전씨를 한 자리에서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거나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대질신문은 진술 내용이 엇갈리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증인 등을 한 장소에 대면시켜 서로의 진술을 교차 검증하는 과정이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 조사 당시 짧은 소회를 밝히는 것 이외에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전씨는 2022년 1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통일교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국민의힘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수사관 등 인력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전산자료 제출협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의 완강한 거부로 압수수색이 중단됐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