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5층 건물 붕괴 참사 현장./사진=뉴스1

철거 건물이 붕괴되면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의 책임자들에게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14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 등 광주 학동 참사의 책임자들에게 유죄 판단을 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사고 발생 4년 2개월 만이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재하도급 업체 백솔기업 대표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하청업체 한솔기업 현장소장에게는 징역 2년이 각각 확정됐다.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감리사 등 관계자들에게도 징역형과 금고형 등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도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2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한솔기업과 백솔기업은 상고하지 않아 2심에서 이미 형이 확정됐다.

이들은 2021년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와 감독 소홀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를 일으켜 17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2017년부터 학동 633-3번지 일대 12만 6433㎡에 지하 3층, 지상 29층, 19개 동, 2314세대 규모로 추진 중이었다. 당시 사고가 벌어진 곳은 주택 재개발사업 지역의 근린생활시설 철거 현장으로 지상 5층 규모 건물이 무너지면서 왕복 8차선 도로의 5차선까지 덮쳤다. 버스가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면서 탑승자 17명 중 9명이 숨졌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이번 판결은 관계수급인 근로자(도급 계약에서 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가 해야 할 안전·보건조치를 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의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최초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사업주가 해야 할 안전·보건조치를 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에 관해서도 적용된다면서 다만 도급인의 책임 영역에 속하지 않는 보호구 착용 지시 등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된다고 했다.